[이데일리 하지나 기자] 오기형 더불어민주당 코스피5000특별위원회 위원장은 지난달 28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코스피 주가순자산비율(PBR)이 2024년 말 0.9배에서 5000을 기록했을 때 1.6배까지 상승했다. 당시 신흥국 평균 PBR은 2.26배다. 지수 상승 여지는 아직 남아 있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코스피 5000 달성 자체보다 중요한 것은 주식시장이 이제 악재 속에서도 무너지지 않고 버티는 힘을 갖게 됐다는 점”이라며 “시장이 단기 충격에 흔들리기보다 이면에 담긴 의미를 읽고 대응하는 학습 효과를 축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 위원장은 “우리 자본시장이 한국 경제가 직면한 저성장 구조를 완화하는데 제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코리아 디스카운트 속에서 지금까지 자본을 효율적으로 배분하는 본래 기능을 충분히 수행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그는 이를 위해 정책의 일관성과 제도 개혁의 지속성을 통한 시장 신뢰 회복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오기형 민주당 코스피5000특별위원장과 진행한 인터뷰 전문이다.
-코스피가 5000을 넘었다. 어떻게 평가하나
△이제는 코스피 5000 시대에 들어섰다고 본다. 중요한 것은 악재가 있는 상황에서도 시장이 버텼다는 점이다. 개별 발언 하나, 하루 이틀의 등락에 일희일비하기보다는 그 이면의 흐름을 읽는 힘이 시장에 쌓였다. 그런 학습 효과가 누적된 결과이다.
전체적으로 보면 올해 상반기까지 시장 흐름은 나쁘지 않을 것 같다. 기업 실적이 연속적으로 나오고 있고 그 흐름이 상반기까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중간 중간 조정은 있을 수 있지만 큰 흐름이 꺾일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 단기 이벤트보다는 구조와 방향을 보는 시각이 시장에 자리 잡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해소됐다고 보나?
△완전히 해소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2024년 말 기준 코스피 PBR은 약 0.9배 수준이었다. 신흥국 평균은 약 1.8배, 선진국은 3.4배였다. 코스피 지수가 5000이 됐을 때 확인해 보니 PBR이 1.6배 정도 됐다. 그런데 신흥국 평균이 2.26배였다.
지금은 기대감이 확산되고 있는 상황이다. 우리나라 자본시장에 대한 냉소가 있었다가 호기심이 생겼고 지금은 기대가 축적되고 있는 상황이다. 신뢰가 축적되면 프리미엄 시장으로 간다고 본다. ‘코리아 프리미엄을 누리고 있는가’라고 한다면 아직 갈 길이 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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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말하면 부끄럽다. 더 빨리 처리했어야 했다. 다만 언제까지 처리하겠다고 시한을 정해 말한 적은 없다. 그렇지만 이제는 더이상 미룰 문제가 아니고 결론을 내야 할 시점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M&A 과정에서 취득한 자사주를 소각할 경우 법인세 부담이 발생해 기업에 과도한 세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세금 문제는 세금 문제로 따로 봐야 한다. 세금이 부담된다는 이유로 자사주 소각 자체를 하지 말자는 주장에는 동의하기 어렵다. 자사주는 미발행 주식이고 의결권도 없다. 이는 투자자를 기망하는 것이다. 대단히 비정상적인 형태이다. 이를 나중에 자기 자식이나 특수관계인에게 편법으로 주면서 경영권 방어를 위해 쓰는데 이는 지분 비례 원칙에도 맞지 않고 회사법의 기본인 주주 평등 원칙과 충실 의무를 부정하는 것이다.
-차기 입법과제로 스튜어드십 코드 재정비와 기관투자자 책임투자 강화가 거론되고 있다.
△법 개정만이 능사는 아니다. 연성 규범도 있다. 먼저 이사 충실의무 위반 여부를 판단하는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 어떤 행위가 충실의무 위반에 해당하는지를 제시하는 권고적 성격의 기준이다. 이는 법무부에서 준비 중이다. 이에 대한 다양한 사회적 논쟁과 판단이 축적돼야 한다. 그러면 앞으로는 인폼드 디시전(informed decision·정보가 충분한 상태에서 내리는 결정)이 중요해질 것이다. 이사들은 취합 가능한 정보를 기초로 이 같은 경영 판단을 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결과가 나왔다고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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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5% 룰에 대한 논의도 필요하다. 적대적 인수합병(M&A)을 막기 위한 것인데 상장사 주식 5% 이상을 보유하면 공시를 해야 한다. 공시를 하지 않으면 5% 초과분에 대해서는 의결권을 행사하지 못한다. 그런데 공동행위를 개념으로 5%룰을 판단한다. 동일인이 아니더라도 의결권을 같은 방향으로 행사하기로 합의하면 특수관계인으로 묶여서 5%룰을 적용받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주주 간 토론이나 의견 교환조차 과도하게 위축되는 측면이 있다. 경영진에 대한 합리적인 비판과 문제 제기는 허용돼야 한다. 어디까지가 단순한 토론이고 어디까지가 공동행위인지에 대한 권고적 기준이 필요하다.
1·2·3차 상법 개정안의 핵심 키워드가 ‘거수기 이사회’를 ‘책임지는 이사회’로 바꾸는 데 있었다면 앞으로는 주주총회를 통해 이사회가 실질적으로 작동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할 예정이다.
-최근 청와대 오찬에서 ‘주가 누르기 방지법’과 ‘중복상장 방지법’ 얘기가 있었다. 구체적인 방향은
△당장 특정 법안을 추진하겠다는 의미라기보다는 이제 논쟁이 시작된 것이다. 주가 누르기 문제는 자본시장이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기업 가치가 제대로 평가된다면 상당 부분 해소될 수 있다고 본다. 제대로 작동되지 않는다면 비슷한 제안들이 계속 나올 것이다.
중복상장 문제는 주주 피해 사례가 반복되면서 사회적 문제로 인식되고 있다. 모회사의 시가총액은 크게 줄어든 반면 자회사는 고평가를 받으면서 모회사 주주들이 상대적인 손해를 본 사례가 투자자들 기억에 강하게 남아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소를 샀는데 송아지는 내 것이 아니다’라고 언급한 것도 이러한 문제의식이 반영된 것이다.
이 문제의 핵심은 의사결정 과정에서 모회사 이사회가 주주에 대해 충실의무를 다했는지 여부다. 일부에서는 중복상장 규제가 기업의 성장 경로를 막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하지만 유상증자를 하면 된다. 중복상장의 실제 의도는 모회사 주주의 지분 희석을 피하려는 것이다.
핵심은 금지냐 허용이냐가 아니라 주주의 동의와 설득이다. 물적분할과 상장을 추진한다면 이사회가 주주 입장에서 손해가 없다는 점을 설명하고 입증하면 된다.
-코스피 5000을 달성한 이후 다음 목표는 무엇인가.
코스피 5000은 최종 목표라기보다 하나의 징검다리라고 본다. 궁극적인 목표는 한국이 직면한 저성장 문제를 돌파하는데 자본시장이 제대로 역할하도록 하는 것이다. 코리아 프리미엄 시장이 되고 기업 가치를 제대로 평가받는 시장으로 가면 기업들도 자본 시장을 매개로 투자를 하고 성장을 할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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