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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렌트유 101달러 돌파…호르무즈 물동량 급감에 120달러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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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주원 기자I 2026.09.10 03: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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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 통과 물량 하루 200만배럴 아래로
美·이란 '유조선 공격전' 격화…선원 사망까지
"중동 공급차질 장기화 쪽으로 전망 변화"
골드만삭스 "배럴당 120달러 돌파 위험↑"

[뉴욕=이데일리 성주원 특파원] 미국과 이란의 ‘유조선 공격전’이 격화하면서 국제유가가 다시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섰다. 한때 회복 조짐을 보였던 호르무즈 해협의 원유 통과 물량이 하루 200만배럴 아래로 다시 급감한 가운데 사우디아라비아 석유시설까지 공격받으면서 중동발 공급 차질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선박 공격이 격화하면서 브렌트유가 120달러를 넘어설 위험이 커졌다고 경고했다.

이란 혁명수비대(IRGC)가 호르무즈 해협 입구에서 나포했다고 주장한 미국의 무인 잠수정. 지난 8일(현지시간) 입수된 사진이다. (사진=로이터)
이란 혁명수비대(IRGC)가 호르무즈 해협 입구에서 나포했다고 주장한 미국의 무인 잠수정. 지난 8일(현지시간) 입수된 사진이다. (사진=로이터)
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국제유가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선물은 이날 오전 11시15분께 전 거래일보다 3.5% 오른 배럴당 101.32달러에 거래됐다. 장중에는 101.55달러까지 올랐다. 브렌트유가 100달러를 넘어선 것은 지난 7월24일 이후 처음이다.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도 3.7% 오른 96.48달러로 6월 초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유가를 끌어올린 직접적인 배경은 미국과 이란의 보복 공격 격화다. 미군은 전날 이란 혁명수비대(IRGC)가 미 해군 함정을 탄도미사일로 두 차례 공격하려 한 데 대한 보복으로 이란 유조선 5척을 파괴했다고 밝혔다. 이란은 이에 맞서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서 미 선박 2척과 유조선 8척 등 총 10척을 공격했다고 주장했다. 이번 공격은 6개월여 전 전쟁이 시작된 이후 양측이 선박을 상대로 벌인 최대 규모의 보복 공격이다.

민간 선박 피해도 현실화하고 있다. 두바이 앞바다에 정박해 있던 석유제품 운반선 허큘리스 스타에서는 선원 1명이 숨지고 1명이 실종됐다. 이라크 영해에서는 약 200만배럴의 연료유를 실은 뉴 안드로스호가 드론 공격을 받아 화재가 발생했다. 영국 해사무역기구(UKMTO)는 걸프만과 오만만에서 여러 상선이 공격받았다는 보고를 접수했다고 밝혔다.

특히 시장이 주목하는 것은 세계 핵심 에너지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의 물동량이다. 전투가 다시 격화하기 직전인 지난달 말에는 하루 800만~900만배럴까지 회복됐던 원유 통과 물량이 최근 200만배럴 아래로 떨어졌다고 리스타드에너지는 추산했다. 해운정보업체 케플러(Kpler)에 따르면 8일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 원자재 운반선은 6척으로 7일 9척, 최근 10일 평균 약 12척을 모두 밑돌았다. 전쟁 전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 원유·가스 공급의 약 5분의 1이 지나는 핵심 통로였다.

미군이 오만만에서 이란 유조선을 공격하는 장면이라고 밝힌 영상. 미 중부사령부가 지난 8일(현지시간) 공개했다. (사진=AFP)
미군이 오만만에서 이란 유조선을 공격하는 장면이라고 밝힌 영상. 미 중부사령부가 지난 8일(현지시간) 공개했다. (사진=AFP)
시장은 중동의 공급 차질이 예상보다 오래 지속될 가능성을 유가에 반영하기 시작했다. 올레 한센 삭소은행 원자재전략 책임자는 “브렌트유가 다시 100달러를 넘어선 것은 중동 위기가 역내 공급을 얼마나 오래 제약할지에 대해 시장이 점차 시각을 바꾸고 있음을 반영한다”고 말했다. 데니스 키슬러 BOK파이낸셜 트레이딩 수석부사장도 “단기 펀더멘털이 갑자기 훨씬 타이트해졌다”며 미·이란의 보복 공격이 상시화하면서 평화 합의 가능성은 더 멀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선물시장보다 실제 원유를 사고파는 현물시장에서는 공급 부족 신호가 더 먼저 나타났다. 전 세계 원유 가격의 주요 기준인 데이티드 브렌트(Dated Brent)는 지난 3일부터 이미 배럴당 100달러를 웃돌고 있다. 미국의 평균 디젤 가격은 이날 갤런(약 3.8리터)당 5.94달러를 넘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고, 유럽 디젤 선물도 배럴당 200달러에 근접했다.

위험은 호르무즈를 넘어 확산하고 있다. 이란의 지원을 받는 예멘 후티 반군은 전날 사우디 남부 4개 도시를 공격했고, 로이터는 석유시설에서 위성으로도 포착될 정도의 대형 화재가 발생했다고 전했다. 사우디 당국에 따르면 73명이 다쳤다. 호르무즈를 우회해 홍해로 원유를 수송하는 사우디의 대체 경로까지 위협받을 경우 중동 원유 공급 차질은 한층 커질 수 있다.

다니엘라 해손 캐피털닷컴 수석 시장분석가는 “후티의 사우디 에너지시설 공격으로 위협 범위가 더 넓어졌다”며 “이란산 원유를 넘어 걸프 지역 원유 수송을 유지해온 인프라와 대체 수송로까지 차질이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고 말했다.

골드만삭스도 최근 선박 공격의 격화로 브렌트유가 120달러를 넘어설 위험이 커졌다고 진단했다. 단 스트루이븐 골드만삭스 글로벌 원자재리서치 공동책임자는 CNBC에 기본 시나리오는 산유국들이 대체 운송로 등을 활용하면서 페르시아만 원유 수출이 점차 회복되는 것이지만, 최근 유조선 공격으로 향후 수개월간 수출이 회복되지 않는 강세 시나리오의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향후 유가의 핵심 변수는 호르무즈 해협의 물동량과 유조선 공격의 지속 여부다. 하마드 후세인 캐피털이코노믹스 수석 기후·원자재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유조선 공격으로 오만만에서 선박 간 원유 환적이 감소하는지가 핵심 위험이라고 지적했다. 이 환적까지 위축되면 그동안 글로벌 시장에 원유를 공급하며 가격 상승을 억제했던 완충장치가 추가로 약화할 수 있다.

지난 4월 24일(현지시간) 이라크 바스라 인근 남부 해상 원유 터미널에 유조선 ‘헬가(HELGA)’가 원유 선적을 위해 정박해 있다. (사진=로이터)
지난 4월 24일(현지시간) 이라크 바스라 인근 남부 해상 원유 터미널에 유조선 ‘헬가(HELGA)’가 원유 선적을 위해 정박해 있다. (사진=로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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