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선 태생적으로 LCC의 운항횟수는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등 대형항공사보다 많을 수밖에 없다. LCC는 중단거리 노선을 주로 운영하기 때문에 중장거리 노선을 주로 운영하는 대형항공사보다 기체별 이착륙 횟수가 많다. 항공기 운항횟수가 많을수록 사고 위험이 높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LCC의 운항 피로도가 대형항공사보다 상대적으로 높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
그렇다면 사고 예방과 직결되는 항공기 정비 환경이 LCC가 대형사보다 더 낫거나 비슷해야 하는데 그렇다고 말할 수 없는 게 현실이다. 국내 항공사 중에서는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만 격납고를 보유, 엔진 고장 같은 중대한 기체 결함을 수리할 수 있는 ‘유지·보수·정비(MRO)’ 역량을 갖췄다. LCC는 기체 결함 시 전부 국내외 MRO 업체에 맡기고 있는 실정이다. 위탁 정비보다 자체 정비 여건과 역량을 갖췄는지 여부는 승객의 안전과 직결되는 사안이다.
이번 참사의 원인은 정부 사고조사위원회가 규명 중이다. 여러 원인이 있을 수 있겠지만 랜딩기어가 작동하지 않아 동체착륙을 시도한 것은 사실이며 이는 기체 오작동에 해당한다. 대형 사고를 일으키는 중대한 항공기 결함의 상당 비중을 해외 정비에 기대는 것이 맞는지, 더 안전한 운항을 담보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지 고민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