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25, SNS 화제 '치즈미역국' 제품화 치즈 한 장 녹이니 사골 같은 고소함 느끼함 덜하지만 탁한 국물은 호불호 AI로 유행 포착…1개월 반 만에 출시
[이데일리 한전진 기자] 무엇이든 먹어보고 보고해 드립니다. 신제품뿐 아니라 다시 뜨는 제품도 좋습니다. 단순한 리뷰는 지양합니다. 왜 인기고, 왜 출시했는지 궁금증도 풀어드립니다. 껌부터 고급 식당 스테이크까지 가리지 않고 먹어볼 겁니다. 먹는 것이 있으면 어디든 갑니다. 제 월급을 사용하는 ‘내돈내산’ 후기입니다. <편집자주>
전자레인지에 데운 미역국 위에 체다치즈 한 장을 올린 모습. 30초간 추가 가열하면 치즈가 녹아 국물에 섞인다. (사진=한전진 기자)
치즈를 미역국에 넣으면 사골 맛이 난다? SNS에서 돌던 이 레시피를 처음 봤을 땐 누군가의 장난인 줄 알았다. 체다치즈 한 장에 후추를 뿌리면 곰탕집 미역국이 된다는 후기까지 붙어 있었다. 반신반의하던 차에 GS25 간편식 매대에서 이 조합을 아예 제품으로 만든 ‘치즈미역국’을 발견했다. 가격은 3900원. 호기심을 참지 못하고 들고 와 직접 먹어봤다.
구성은 단출하다. 미역국 한 그릇과 뚜껑에 따로 붙은 체다치즈 슬라이스 한 장이 전부다. 라벨에는 “체다치즈가 들어가 더욱 진하고 고소한 사골맛이 나는 미역국”이라는 설명이 쓰여 있다. 468g에 117㎉로 편의점 국 제품치고 가볍다. 조리법은 간단하다. 비닐을 살짝 뜯고 전자레인지에 4분, 그 위에 치즈를 올려 30초 더, 그리고 치즈가 풀리도록 젓는다.
4분 뒤 꺼낸 미역국 위에 치즈를 얹자 연출컷과 똑같은 그림이 됐다. 검은 미역 위에 떠 있는 노란 정사각형. 난생처음 보는 비주얼에 무슨 맛이 날지 짐작조차 가지 않았다. 30초를 더 돌리자 치즈가 녹아 국 위로 번졌고, 젓가락으로 휘젓자 국물이 뽀얗게 흐려졌다. 미역을 건져 올리니 치즈가 실처럼 엉겨 따라 올라왔다. 들깨를 넣은 미역국 같은 고소한 향도 피어올랐다.
GS25 '치즈미역국'을 조리한 뒤 젓가락으로 미역을 들어 올리자 녹은 치즈가 실처럼 늘어나며 엉겨 붙어 있다. (사진=한전진 기자)
첫 숟갈은 얼굴을 찡그린 채 떴다. 그런데 입에 넣자 예상보다 이질감이 훨씬 적었다. 사골곰탕을 베이스로 끓인 미역국 맛이다. 치즈 특유의 맛이 튀기보다는 국물 전체가 깊고 고소해지는 쪽에 가깝다. 옛시절 곰탕 국물을 진하게 하려고 프림(?)을 탔다는 얘기가 떠올랐다. 다만 원재료에 사골분말도 0.66% 들어 있는 만큼 진한 맛을 온전히 치즈 덕분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미역의 비릿한 맛을 치즈가 덮어주는 효과도 있었다. 평소 미역국에서 그 냄새를 민감하게 느끼는 사람이라면 오히려 이쪽이 편할 수 있다. 느끼함은 생각보다 덜했고 뒷맛도 지나치게 무겁지 않았다. 고소하고 눅진한 국물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크게 거부감이 없을 듯했다. 양도 3900원치고 모자라지 않았다. 미역이 국물 속에 넉넉히 깔려 있었다.
GS25 '치즈미역국'의 포장을 개봉한 모습. 미역국이 담긴 용기와 별도 포장된 체다치즈 슬라이스 한 장으로 구성돼 있다. (사진=한전진 기자)
물론 호불호는 갈릴 듯하다. 치즈가 녹으며 국물이 탁해지는 모습부터 낯설고, 음식의 전통적인 조합을 중시한다면 적응이 쉽지 않을 수 있다. 맑고 개운한 미역국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도 권하기 어렵다. 밥이 없는 ‘국’ 상품이라 한 끼로 삼으려면 밥을 따로 사야 한다. 그래도 가성비는 적당하다. 작은 햇반(130g)이 1700~2000원 선이니 한 끼 값은 6000원 안팎이다.
이 제품은 만들어진 방식도 흥미롭다. GS25는 자체 인공지능(AI) 시스템으로 포털과 SNS, 커뮤니티에서 유행 초기의 ‘약신호’를 포착해 상품화했다고 밝혔다. 실제 상품기획자(MD)가 트렌드를 발견한 뒤 출시까지 1개월 반도 걸리지 않았다. 통상 3개월인 개발 기간의 절반 수준이다. 유행한 상품을 뒤따라가기보다 앞으로 뜰 조합을 먼저 찾아내는 전략이다.
이런 시도의 배경에는 늘어나는 1인가구가 있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2025년 국내 1인가구는 824만 4000가구로 전체 일반가구의 36.6%를 차지했다. 혼자 미역국 한 솥을 끓이기 부담스러운 이들에게 한 그릇짜리 국은 간편한 선택지다. 여기에 치즈 한 장을 얹는 실험도 부담이 적다. 치즈라면과 치즈떡볶이가 그랬듯 치즈미역국도 언젠가 익숙한 메뉴가 될지 모른다.
GS25 편의점에서 판매 중인 '치즈미역국'. SNS에서 화제가 된 이색 레시피를 제품화한 것으로 가격은 3900원이다. (사진=한전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