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슨 황, 홍대서 나눠준 'HBM칩스'
SK하이닉스 주력 메모리 제품 이름 활용
단맛 강한 옥수수 스낵…식감도 독특
세븐일레븐 PB, AI열풍 타고 재조명
[이데일리 한전진 기자]
무엇이든 먹어보고 보고해 드립니다. 신제품뿐 아니라 다시 뜨는 제품도 좋습니다. 단순한 리뷰는 지양합니다. 왜 인기고, 왜 출시했는지 궁금증도 풀어드립니다. 껌부터 고급 식당 스테이크까지 가리지 않고 먹어볼 겁니다. 먹는 것이 있으면 어디든 갑니다. 제 월급을 사용하는 ‘내돈내산’ 후기입니다. <편집자주>  | | 세븐일레븐 자체브랜드(PB) 세븐셀렉트 '허니바나나맛 HBM칩스' 제품 모습. (사진=한전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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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BM을 먹어봤냐.” 반도체 업계에서라면 황당하게 들릴 질문이다. 하지만 지난 5일 서울 홍대 거리에서는 실제로 가능한 일이 됐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국내 주요 기업 총수들과의 ‘소맥 회동’ 자리에서 “모어(More) HBM”을 외치며 시민들에게 나눠준 과자가 화제가 되면서다. 이름은 ‘HBM칩스’. AI 반도체의 핵심 부품인 고대역폭메모리(HBM)를 패러디한 스낵이다.
정식 이름은 ‘세븐셀렉트 허니바나나맛 HBM칩스’다. 세븐일레븐이 지난해 11월 SK하이닉스(000660)와 손잡고 내놓은 자체브랜드(PB) 과자다. 허니(Honey)·바나나(Banana)·맛(Mat)의 앞 글자를 따 SK하이닉스의 주력 제품 HBM과 철자를 맞췄다. 가격은 2000원, 중량은 72g이다. 금색 패키지 전면에는 HBM칩을 의인화한 캐릭터도 담았다. 회동 다음 날 직접 구입해 먹어봤다.
봉지를 뜯자마자 바나나 향이 강하게 치고 올라온다. 익숙한 바나나맛우유의 향과 비슷한 결이다. 처음에는 감자칩이나 바나나칩을 떠올렸지만 실제 모습은 전혀 다르다. 가운데가 비어 있는 튜브형 옥수수 과자에 화이트 초콜릿을 넣고 눌러 만든 듯한 형태다. 손으로 집었을 때는 가볍고, 씹으면 퍽 하고 부서진다. 이름은 칩이지만 식감은 오히려 쿠키에 더 가깝다.
 | |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5일 서울 마포구 삼겹살 음식점 '형님 저요'에서 이른바 '삼소(삼겹살·소주) 회동’을 하던 중 시민들과 취재진들에게 음식을 나눠주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이영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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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하게 술안주 같은 면도 있다. 달큰한 향과 식감 덕에 쌉쌀한 흑맥주 등과 곁들여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초콜릿도 들어갔지만 존재감은 생각보다 크지 않다. 초코바나나 과자라기보다는 바나나 향을 중심으로 한 달콤한 옥수수 스낵에 가깝다. 기존 새우깡이나 포테토칩처럼 짜고 매운 스낵과 다른 결을 즐겨보고 싶다면 한 번쯤 먹어볼 만한 맛이다.
다만 말 그대로 ‘칩’을 기대하고 먹으면 실망할 수 있다. 일반 감자칩처럼 얇고 바삭한 식감이 아니다. 단맛에 거부감이 큰 이들에게도 취향이 크게 갈릴 수 있다. 처음부터 끝까지 바나나 향과 단맛이 이어지는 터라 먹다 보면 다른 스낵보다 다소 빨리 물리는 감도 있었다.
 | | 서울 시내 한 세븐일레븐 매장에 진열된 '허니바나나맛 HBM칩스' (사진=한전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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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허니바나나맛 HBM칩스' 봉지 안에 담긴 과자 모습. (사진=한전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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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젠슨 황이 나눠준 제품을 ‘나도 먹어봤다’는 심리적 포만감이 더 크다. HBM이라는 첨단 반도체를 허니바나나맛으로 풀어낸 작명 센스도 재미있다. 최근 AI 열풍 속 SK하이닉스 주가는 주당 200만원을 돌파해 국민주 반열에 올랐다. 과자를 먹는 내내 젠슨 황을 비롯한 반도체 이야기가 떠오른다. 괜히 주식창을 한 번 더 보게 되는 것도 이 과자만의 묘한 재미다.
HBM칩스를 단독 판매하는 세븐일레븐은 적잖은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 제품 품귀 현상이나 구매 대란이 나타난 것은 아니다. 다만 젠슨 황 방한 이후 제품 인지도가 급격히 높아진 만큼 향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재조명될 가능성도 있다. 실제로 지난해 10월 이른바 ‘깐부 회동’ 직후 깐부치킨 일부 매장은 재료 부족으로 임시 휴업을 할 정도였다.
무엇보다 단순 판매량을 넘어 하나의 상징물이 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세븐일레븐 PB가 SK하이닉스와 엔비디아의 동맹 관계를 보여주는 이색 굿즈 역할을 맡게 됐다. 특히 젠슨 황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직접 시민들에게 HBM칩스를 나눠주는 장면은 해외 주요 언론과 SNS를 통해 전 세계에 생중계됐다. 한낱 편의점 과자가 글로벌 AI 열풍의 한가운데 등장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