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도서관들에 따르면 전자책 대여 건수는 지난 상반기에 전년 동기 대비 크게 증가했다. 도서관별로 마포중앙도서관은 2.5배, 서울도서관도 지난해 상반기 3000점에서 올해는 6월이 지나기 전에 이미 70000점을 넘어섰다.
이용량의 증가와 비례하는 늘어나는 불편사항은 전자책을 읽기 위해서는 공급업체에 따라 각기 다른 뷰어 앱을 다운로드 해야 한다는 것이다. 송재술 서대문구립 이진아기념도서관장은 “여러 업체에서 전자책을 구입하면 이용자들도 여러 개의 뷰어를 사용해야 돼 불편하지만 도서관에서도 관리하기 어렵다”며 “할 수 없이 한 업체에서만 책을 구매하다 보니 구비할 수 있는 전자책 종류가 다양하지는 않다”고 말했다. 송 관장의 지적은 공급업체마다 다른 뷰어가 전자책 시장 확대, 업체들의 성장에도 방해요소가 된다는 방증이다.
서울도서관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해 자체 통합 앱을 만들었다. 이 마저도 비용이 많이 들어 예산이 적은 구립 도서관은 불가능하다. 또 앱을 만들어도 유통 업체들이 선뜻 참여하겠다고 나서지 않아 책의 종류를 다양하게 갖추기 어렵다. 서울도서관은 우선 4개 업체와 계약을 맺었다.
통합 뷰어의 필요성은 이미 이전부터 끊임없이 제기됐다. 이성웅 한국전자출판학회 편집위원장은 “문화체육관광부와 출판진흥원에서 통합 뷰어를 만들기 위해 노력을 해왔지만 출판사 및 유통업체는 ‘굳이 왜 통일을 하느냐’는 입장이다”고 밝혔다. 공급업체 측에서는 전자책 출판 시장이 생기던 시기에 큰 비용을 들여 자체 뷰어를 만들었는데 새로운 뷰어가 생기면 그에 따른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한 유통업체 관계자는 “국가 차원에서 표준 뷰어를 만들어주면 당연히 참여할 것”이라면서도 “도서관이 자체 앱을 만드는 건 비효율적”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도서관마다 앱을 만들면 각각 연동을 해야 한다”며 “전국 도서관이 수만 개인데 일일이 계약을 맺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유통업체마다 자사 뷰어를 사용하는 이유에는 저작권 문제도 있다. 불법 복제된 전자책이 온라인에서 퍼지면 출판사 입장에서는 매출에 큰 타격을 입기 때문이다. 따라서 유통 업체마다 각자 ‘디지털 저작권 관리(DRM)’를 개발해 이용 중이다.
국립중앙도서관 관계자는 “저작권 문제는 저자·출판사에 굉장히 중요하다”며 “이를 보호하기 위해 업체에서는 자체 DRM을 가진 문서를 외부로 주지 않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국립중앙도서관에 전자책 납본하는 것도 꺼리는 분위기”라고 했다. 국립중앙도서관은 납본받은 전자책을 관내에서만 대출을 허용하고 있는데 언제 법이 바뀔지 알 수 없다는 것이다.
한주리 서일대 미디어출판학과 교수는 “전자책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통합이 힘든 부분이 있었는데 이제라도 좀 더 전체적인 차원에서 의견을 교환하는 게 필요하다”며 “책 시장 자체가 작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장기적으로는 독자들이 편해지는 게 도서관·출판계 모두가 살아남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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