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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억 손실나도 이듬해 1000만원 벌면 코인 세금…과세 뜯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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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훈길 기자I 2026.08.11 00:3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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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국, 가상자산 과세고시 제정 착수]②
美 허용하는데 韓 가상자산 손실 이월공제 없어
與 5000만원 면세 공약했는데 실제론 250만원
과세 코앞인데 에어드롭·스테이킹 과세 깜깜이
이대로면 연말까지 진통, 투자자 혼선·부담 커

[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더불어민주당과 재정경제부가 내년 1월부터 디지털자산(가상자산) 과세를 원안대로 시행하기로 하고 국세청은 24일 첫 자문단 회의를 시작으로 고시 준비에 착수한 가운데, 세부 내용을 놓고 논란이 예상된다. 내년 1월 시행 원안에는 해외와 달리 손실금 이월 공제가 없고, 비과세 한도가 충분치 않은 데다, 에어드롭·스테이킹 등에 대한 구체적 과세 방식이 불투명하다는 게 주요 쟁점이다.

10일 이데일리 취재 결과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재경위)는 지난 6일 재경위원 사보임 및 22대 후반기 국회 재경위원 구성을 확정하고, 소위 구성에 착수했다. 국회 관계자는 “이달 중에 소위가 구성되면 조세소위·청원심사소위에서 가상자산 과세 관련 논의가 진행될 것”이라며 “민주당은 원안 1월 시행, 국민의힘은 폐지(송언석 대표발의) 또는 3년 유예(정성국 대표발의) 입장이어서 충돌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내년 1월 시행되는 가상자산 관련 소득세법 관련해 대표적인 충돌 지점은 손실 이월공제, 비과세 한도, 에어드롭·스테이킹 등이다. 우선 정부·여당은 손실 이월공제를 불허하겠다는 입장이다. 손실 이월공제는 특정 연도에 발생한 손실을 다음 해 이후 이익과 상계해, 여러 해에 걸친 손익을 모두 따져 세금을 매기는 제도다.

예를 들어, 2027년에 비트코인 투자 실패로 1억원의 손실을 입었지만 2028년에 비트코인 가격 상승으로 1000만원 수익을 올린 경우, 손실 이월공제가 있으면 9000만원(1억원-1000만원) 손실이기 때문에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내년에 시행되는 가상자산 과세는 이 같은 손실 이월공제가 없기 때문에 비트코인 1000만원 수익에 대한 세금을 내야 한다.

이는 미국 등 해외에서 손실 이월공제가 허용되는 것과 대비된다. 미국은 가상자산에 주식과 같은 세법 체계를 적용하면서 주식과 가상자산 모두 손실 이월공제를 적용 중이다. 최근 일본도 가상자산을 금융상품으로 분류하기로 했다. 반면 우리나라는 가상자산 소득을 일시적 우발적 소득인 복권과 같은 기타소득으로 분류해, 손실 이월공제를 불허하는 상황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21일 청와대에서 한성숙 국무총리,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21일 청와대에서 한성숙 국무총리,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250만원 면세 한도도 쟁점이다. 현재 소득세법에 따라 내년부터 가상자산 250만원 초과 수익에 22%(기타소득세 20%+지방세 2%) 과세가 적용된다. 한 투자자가 1000만원 어치 비트코인을 사서 2000만원에 팔아 1000만원의 양도차익을 얻었을 경우, 250만원까지는 비과세되고 750만원에 과세돼 165만원(750만원×22%)의 세금을 내야 한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은 공제한도 상향 필요성을 제기했다. 국세청이 창원대 산학협력단에 의뢰한 ‘가상자산 과세 범위와 계산 방식에 대한 연구’에 따르면, 연구팀은 연 250만원 공제한도를 연 750만원으로 상향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국내 가상자산 투자자 대부분이 소액 투자자들이기 때문에 소액 투자자들의 부담을 경감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금융위원회의 ‘2025년 하반기 가상자산사업자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1000만원 미만 투자자가 전체 투자자의 90%를 차지했다. 이대로 가면 1000만명 안팎의 소액 투자자들이 각종 과세 자료를 첨부해 2028년 5월 가상자산 소득세를 일일이 신고해야 한다.

앞서 민주당은 2024년 총선 당시 가상자산 공제 한도를 5000만원으로 상향할 것을 공약으로 제시한 바 있다. 2024년 11월22일 당시 진성준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이는 국민과의 약속이라 함부로 뒤집기 어려운 당론”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현재 민주당은 “가상자산 공제 한도 확대에 대해 현재 검토하고 있는 것은 없다”고 선을 긋고 있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경부 장관도 지난달 29일 “일단 내년에 시행해 보면서 필요한 부분이 있으면 보완하는 방향으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내년 1월 과세까지 불과 5개월도 안 남았는데 가상자산 서비스에 대한 구체적인 과세 방식이 확정되지 않은 점도 쟁점이다. 스테이킹(코인을 예치해 두고 이자처럼 보상 받는 것), 렌딩(코인을 빌리거나 빌려주고 이자를 받는 일종의 대출), 에어드롭(이벤트 등으로 코인을 무료로 받는 것), 하드포크(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 등 다양한 가상자산 수익 유형에 대한 과세 기준, 범위, 취득가액 및 취득원가 산정 방식이 현재 확정된 게 없다.

창원대 산학협력단은 연구용역 보고서를 통해 에어드롭과 하드포크는 증여자와 수증자를 특정하기 어려워 과세 대상이 아니라고 분석했다. 이어 렌딩과 스테이킹은 현행 소득세법상 ‘대여’로 보고 22% 과세 대상으로 봤다. 재경부와 국세청이 고시 등에 이같은 용역 보고서 내용을 그대로 반영할지는 미지수다. 개인 지갑, 해외 거래소, 탈중앙화거래소(DEX)에서 이뤄지는 거래에 대한 명확한 신고·과세 지침도 없는 상황이다.

(자료=국회, 재정경제부, 국세청)
(자료=국회, 재정경제부, 국세청)
시장에서는 이같은 쟁점이 시급히 해소되지 못하면 연말까지 규제 불확실성이 커지고, 여야 충돌 양상이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문재인 정부는 2022년 1월부터 가상자산 과세를 시행하기로 하고 과세 추진을 했다. 이에 이재명 대통령이 민주당 대선 후보 때인 2021년 11월11일 가상자산 과세 유예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힌 뒤에야 국회가 유예 결정을 내렸다.

윤현근 인사이트3(INSIGHT3 Inc.) 대표이사는 “과세 시행까지 5개월도 채 남지 않았는데 여야는 충돌하고 있고, 구체적으로 어떤 거래가 과세 대상인지, 의제 취득가액 산정 시 어떤 거래소의 시가를 쓸지, 해외 거래소·탈중앙화거래소(DEX)·스테이킹·에어드롭·디파이 수익을 어떻게 분류할지, 손실은 어떻게 처리되는지 확정되지 않았다”며 “기준이 흔들리는 세금은 납세자들에게 혼선을 주고 큰 부담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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