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이데일리 취재에 따르면 국세청 디지털자산총괄과는 지난 7일 가상자산 과세 고시 제정을 위한 자문위원단 구성을 마무리했다. 총 12명의 전문가들로 구성된 자문위는 오는 24일 첫 회의를 열고 10월 고시 제정을 목표로 본격적인 논의에 착수할 예정이다.
특히 국세청은 자문위원들에게 위원단 참여 여부부터 구성, 논의 내용, 회의 일정 등 관련 사항 일체를 외부에 공개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서약서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적인 자문위원회와 비교하면 이례적으로 강도 높은 비밀유지 의무를 부과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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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세 시행이 불과 5개월 앞으로 다가왔지만,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일반적인 매매 외에 하드포크와 스테이킹, 에어드롭, 토큰 스왑 등 복잡한 거래에 따른 취득가액 산정 기준 등이 여전히 명확하지 않다는 전문가들의 비판이 이어지자 과세당국도 부담을 느낀 것으로 해석된다.
국세청 관계자는 오는 10월 가이드라인 형태로 공개될 고시와 관련해 “최근에 새로 생긴 거래 유형들은 없는지 확인하고 있다”며 “스테이킹과 에어드롭 등 취득 유형별 세부 과세 기준이 담길 수 있다”고 예고했다.
익명을 요청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다른 변수가 없다면 이미 만들어진 법에 따라 내년 1월 가상자산 과세를 시행하게 될 것”이라고 전제한 뒤 “법적 절차에 따라 국세청 등 관계기관이 준비하는 것은 당연한 과정”이라고 말했다.
현행 소득세법에 따르면 내년 1월1일부터 가상자산을 양도하거나 대여해 발생한 소득은 기타소득으로 분류돼 과세된다. 연간 가상자산 소득 가운데 기본공제액 250만원을 초과하는 금액에 대해 기타소득세 20%와 지방소득세 2%를 합친 총 22%의 세율이 적용된다. 과세는 전체 투자자 1326만명(작년 12월 업비트 누적 회원 기준)이 대상이다.
그러나 투자자들은 개인 지갑과 해외 거래소, 탈중앙화거래소(DEX)에서 이뤄지는 거래처럼 과세당국이 거래 내역을 직접 파악하기 어려운 영역에 대해서도 명확한 신고·과세 지침이 마련돼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가상자산 과세에 반대하는 투자자들은 국내 주식과의 형평성 문제도 제기한다. 현재 국내 상장주식의 경우 일반 투자자의 매매차익에는 양도소득세가 부과되지 않고 일정 요건을 충족한 대주주에게만 세금이 매겨진다. 코스피 기준으로 단일 종목을 50억원 이상 보유하거나 지분율이 1% 이상인 경우 대주주에 해당한다.
금융투자소득세가 폐지된 상황에서 가상자산 투자소득에만 별도의 소득세를 부과하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게 투자자들의 주장이다. 특히 미국 등 해외와 달리 여러 해에 걸쳐 발생한 이익과 손실을 합산할 수 있는 결손금 이월공제 제도가 마련돼 있지 않은 데 대한 불만도 크다.
정부·여당은 “가상자산은 금융투자상품에 해당하지 않고 국내 주식시장과 달리 정책적으로 시장을 부양할 필요성도 크지 않아 금투세 폐지와 직접 연계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내년 1월 과세를 강행한다는 입장이다. 한 정부 고위 관계자도 “과세에 있어서 가상자산은 주식과 분명 다르게 봐야 하며, 국회 입법권을 존중한다는 차원에서도 (국회가 합의한) 내년 과세는 불가피하다”고 했다.
반면 야당은 가상자산 투자소득에 대한 과세 시행을 폐지하거나 3년 늦춰야 한다고 주장한다.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은 “과세는 투명한 절차와 사회적 합의를 거치는 것이 원칙인데 국세청이 자문위 구성조차 공개하지 않고 비공개로 논의를 진행하는 것은 아쉬운 대목”이라며 “시행이 코앞인데도 취득가액 산정 기준조차 불명확한 상황에서 논의 내용까지 깜깜이로 진행한다면 결국 그 부담은 고스란히 1300만 투자자들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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