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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건보개혁 해부)⑤"보험료가 치솟는다"

지영한 기자I 2010.05.14 03:42:37

(edaily인터뷰)조나단 에델하이트 미 의료관광협회 회장

[뉴욕=이데일리 지영한 특파원] "건강보험 개혁으로 미국의 건강보험료가 올해부터 심각하게 상승하기 시작해 2014년부터는 더욱 빠르게 인상되리라고 보입니다."

조나단 에델하이트 의료관광협회(Medical Tourism Association) 대표이사의 말이다. 이데일리는 최근 한국보건산업진흥원 뉴욕지소와 공동으로 기획한 `美 건보개혁 해부` 시리즈 취재를 위해 에델하이트 대표와 인터뷰를 했다.

▲ 조나단 에델하이트 대표
에델하이트는 2007년 의료관광협회를 설립해 의료관광과 글로벌 헬스케어 산업의 기반을 마련하고 있는 이 분야 최고 전문가 중 한 명이다.

그는 "미국의 건보 개혁이 의료비 절감을 목적으로 하고 있지만, 정작 의료비 절감에 필요한 조항들은 포함되지 않았으며, 그로 말미암아 의료비 및 의료보험료는 계속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 미국의 건보 개혁법은 보험사들의 폭리를 막으려고 의료보험사가 보험료 수익의 80%(개인 및 소기업보험)~85%(대기업 보험)를 의료비용으로 지출하도록 했지만, 의료비용을 절감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은 포함하고 있지 않다.

그는 따라서 "건보 개혁하에서 건강보험료가 급속히 상승할 것이기 때문에, 많은 보험사와 기업주는 보험료를 낮추려는 방법의 하나로 의료관광산업을 주목하고 있다"며 미 보험업계에서는 건보 개혁이 의료관광 산업에 대단히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리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3월23일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서명한 미국 건강보험 개혁법의 골자는 무보험자 3200만명의 건강보험 강제가입과 50인 이상 사업장의 건강보험 의무화(2014년) 등을 통해 건강보험 적용 대상을 미국 국민의 95% 선까지 대폭 끌어올리는 데 있다. 그러나 많은 미국인의 의료접근성이 강화되지만 건강보험료 상승과 수요와 공급 불균형 심화로 의료서비스의 질적 저하도 예상되고 있다.

다음은 일문 일답.

-미국 건보 개혁이 미국 내 의료비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건보 개혁은 의료비 절감을 목적으로 하고 있지만, 정작 의료비 절감에 필요한 조항들은 포함되지 않았으며, 그 때문에 의료비 및 의료보험료는 계속 상승할 것이다. 의료사고 및 자기방어적 의료행위 등 의료비용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사안들뿐 아니라, 약값, 소모품 비용 등에 대한 내용도 다루어지지 않았다. 과거질병이 있는 사람에 대한 보험가입 제한 완화, 보험 혜택의 상한 제한 삭제 등의 조치는 현재도 감당하기 어려운 미국 의료보험료를 더욱 높일 것이다.

-건보 개혁으로 말미암아 미국 내 의료자원에의 접근성은 어떻게 변할까.

▲건보 개혁으로 더욱 많은 사람이 의료보험을 가지게 됨에 따라 의사방문 및 병원 치료를 위한 대기시간은 더욱 길어지게 될 것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자료로는, 2007년도에 이미 미국은 인구 1,000명당 병상 수가 2.7에 불과하여, 한국(7.1) 뿐 아니라 OECD 평균(3.8)에도 미치지 못했다.

-건보 개혁이 건강보험시장에는 어떠한 영향을 줄 것으로 보나.

▲건보 개혁은 미국 건강보험 시장에 심각한 부정적인 영향을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2010년부터 건강보험료가 심각하게 상승하기 시작해서 2014년부터는 더욱 빠르게 인상될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2017년에는 1가구의 연간 건강보험료가 3만~4만달러에 이르리라고 추정된다. 과거질병 환자의 보험가입 규제 완화 및 보험 혜택 상한 제한 삭제 등의 조항으로 말미암아 보험사는 보험료를 높이게 될 것이다. 보험 사용 가능성이 큰 사람들이 건보 개혁 때문에 보험에 가입할 수 있게 됨에 따라 기존 보험에 가입되어 있던 건강한 사람들이 부담하는 건강보험료는 높아지게 된다.

-미국의 의료관광 산업은 건보 개혁으로부터 어떠한 영향을 받을까.

▲미국 보험업계의 많은 사람은 건보 개혁이 의료관광 산업에 대단히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리라고 생각한다. 건보 개혁 하에서 건강보험료가 급속히 상승할 것이기 때문에, 많은 보험사와 기업주는 보험료를 낮추기 위한 방법의 하나로 의료관광산업을 주목하고 있다. 또 많은 미국인이 보험에 가입하게 되고, 그로 말미암아 병원 수술 대기시간이 길어지게 될 것이기 때문에, 미국인들은 치료를 위해 국외로 나가게 된다. 의료관광 산업은 건보 개혁으로 더욱 빠르게 성장할 것이다.

- 그렇다면 미국의 건보 개혁은 한국 의료관광 산업에는 어떠한 영향을 미칠까.

▲한국은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을 중심으로 미국의 보험사와 기업주와 한국 의료 이용 보험상품개발 사업을 이미 하고 있고, 이 분야에서 다른 경쟁국보다 훨씬 앞서나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건보 개혁은 한국보건산업진흥원과 한국 의료기관의 환자 유치 사업을 더욱 촉진해 더욱 많은 미국인, 미국 의료보험사, 기업주들이 한국을 의료관광 목적지로 선정하는 데 이바지할 것으로 보인다.

- 마지막으로 건보 개혁 하에서 한국 정부와 의료기관이 미국 내 의료관광 산업을 더욱 육성하기 위한 제언을 부탁한다.

▲한국은 작년에 선포한 한국의 고품질 의료서비스를 의미하는 국가의료브랜드 `메디컬 코리아(Medical Korea)`를 미국 내에서 지속적으로 알려야 한다. 예컨대, 한국 의료수준을 널리 알리고, 보험사, 기업주 등과 네트워킹을 하기 위한 글로벌 헬스케어 콘퍼런스에 참가하거나 이를 개최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 한국은 세계 최고 수준 수술의 성공적인 사례를 홍보하여 미국 내 보험사들과 기업주가 보험가입자와 직원들을 한국으로 보내서 한국이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하는 전문 수술을 받도록 유도해야 한다. 아울러 지속적으로 한국의료 이용 보험상품을 미국 내 보험사와 기업주들이 만들어내도록 촉진하고, 해당 보험가입자들에게 한국 의료에 대한 정보를 꾸준히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

◇조나단 에델하이트 약력 = 지난 2007년 미국의 의료관광협회를 설립하여, 의료관광 및 글로벌헬스케어 산업의 기반을 구축하고 있는 이 분야 최고 전문가이다. 의료관광협회 설립 이전에는 유나이티드그룹프로그램 보험사의 부사장을 역임했으며, 최초로 의료관광 옵션을 미국 의료보험에 접목시킨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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