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 대응에 있어 개인의 역할은 직접적인 환경 영향 감소와 사회적 파급 효과라는 두 가지 측면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한 사람이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고 에너지를 절약하며 육류 소비를 줄이는 행동은 작지만 분명한 변화를 만들어낸다. 이러한 행동은 주변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쳐 사회적 담론을 형성하고 기업과 정부의 변화를 이끌어내는 원동력이 된다. 특히 소셜미디어의 영향력이 큰 현대 사회에서는 개인의 행동이 강력한 파급효과를 낸다. 한 사람이 시작한 환경 보호 활동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공유되면 수많은 이들에게 영감을 주며 이는 더 큰 움직임으로 발전한다. 스웨덴의 청소년 활동가 그레타 툰베리가 시작한 ‘미래를 위한 금요일’ 운동은 이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그녀의 작은 시작은 전 세계적인 기후 행동으로 확대됐다.
최근 들어 주목할 만한 점은 MZ 세대를 중심으로 한 환경 운동의 새로운 흐름이다. 이들은 ‘착한 소비’를 넘어 ‘필요한 소비’를 지향하며 제품을 구매할 때도 환경적 영향을 우선적으로 고려한다. 예를 들어 ‘플로깅’(조깅하면서 쓰레기를 줍는 활동)이나 ‘고고챌린지’(일회용품 사용 줄이기 운동) 같은 환경 보호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이를 SNS로 공유하며 사회적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더불어 온라인 서명 운동, 입법 청원 등 정책 변화 요구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기후변화의 주된 원인제공자가 기업이라는 점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산업혁명 이후 기업들의 무분별한 화석연료 사용과 환경파괴적 생산방식이 지구온난화를 가속화했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따라서 기업이 친환경 생산방식으로 전환하고 재생에너지 사용을 확대하며 탄소배출 저감 등 기후변화 대응에 앞장서야 한다는 주장은 당연하다. 정부 역시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고 기업들의 환경파괴적 행위를 규제하며 친환경 정책을 수립하고 이행하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 2015년 파리협정 이후 각국 정부는 자발적 감축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아직도 갈 길은 멀다. 기업은 친환경 생산방식과 재생에너지 사용 확대를 통해 탄소배출을 줄여야 하며 정부는 이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해야 하지만 이러한 변화는 결코 저절로 일어나지 않는다. 개인이 소비자이자 유권자로서 목소리를 내고 행동할 때 변화가 시작된다.
나비의 날갯짓이 지구 반대편에서 태풍을 일으킬 수 있다는 말이 있다. 기후변화 대응에서 개인의 작은 실천도 이와 다르지 않다. 한 사람의 에너지 절약, 대중교통 이용, 자원 재활용과 같은 작은 실천이 모여 거대한 변화의 물결을 만들어 낸다. 지금 이 순간에도 수많은 ‘나비’들이 날개를 펄럭이고 있다. 기후변화는 인류가 함께 해결해야 할 도전이며 우리 모두가 각자의 자리에서 날갯짓을 시작할 때 기후위기를 멈출 수 있는 강력한 바람이 불어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