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25일 11월 정기회의를 열고 기준금리 추가 인상 여부를 결정한다. 지난 8월 0.25%포인트 인상해 0.75%인 현재 금리 수준에서 0.25% 포인트가 추가 인상된다면 1%로 올라선다. 지난해 3월부터 시작된 ‘제로(0) 금리 시대’가 20개월여 만에 막을 내리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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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금리 전망에 대한 메시지, 소수의견 여부 주목
채권시장에서는 11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 인상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데일리가 국내 증권사와 경제연구소 소속 전문가 1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 한 결과 응답자 전원이 기준금리 추가 인상을 예상했다. 금융투자협회가 채권보유 및 운용 관련 종사자 100명(67개 기관)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도 응답자의 90%(90명)가 인상을 전망했다.
문제는 내년에도 금리 인상 사이클을 이어갈 것인지다. 금리 인상의 속도와 내년 연말 금리 상단이 얼마나 높아질지가 관건이다. 이데일리 설문 결과에서도 내년 연말까지의 금리 상단은 1.25%에서 1.75%까지 다양했다.
‘비둘기(통화 완화)’로 분류되는 주상영 위원이 동결 소수의견을 낼 것으로 예측지만,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은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는 시각이 더 우세하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연임에 성공하면서 연준의 긴축 속도가 빨라질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는 가운데 이주열 총재 역시 시장에 매파적 메시지를 내왔다. 이 총재는 지난달 국회 국정감사에서 “11월 인상에 대해 충분히 고려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내년 인상 사이클을 지속할지에 대해서도 언급이 나올 수 있다. 내년 3월만 이 총재의 임기가 만료와 2022년 대통령선거가 맞물려 있지만 1월과 2월 금통위가 남아 있다. 대선이 내년 3월 9일 진행되는 만큼 내년 2월보단 1월 금통위 정기회의에서 금리 인상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내년 1월 한 차례 더 금리를 올린다면 6개월간 세 번의 금리 인상을 통해 기준금리가 연 1.25%로 높아진다.
◇연간 성장률 4% 유지하고 물가는 2%대 중반 높일 듯
이날 한은은 수정 경제전망을 통해 성장률과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내놓는다. 경제성장률은 올해 연간 4%가 가능하다고 평가해왔던 만큼 8월 전망치를 유지가능성 크고, 물가는 2%대 중반으로 상향 조정할 것으로 보인다. 한은은 지난 8월 올해 연간 성장률 4%, 물가 2.1%, 내년 성장률과 물가 전망은 3%, 1.5% 수준으로 전망했다.
이주열 총재는 지난 11일 열린 경제동향 간담회에서 “경제활동 정상화가 이어지면서 경제는 회복 흐름이 이어지고 있고, 글로벌 공급병목의 영향과 함께 국제유가가 상승하고 수요측 물가압력이 높아지면서 예상보다 높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국내외 주요 기관, 정부가 보고 있는 경제성장률 전망은 올해 4% 초반, 내년 3% 초반으로 하는 전망치보다 소폭 높은 곳도 있다. 국제통화기금(IMF)는 올해와 내년을 각각 4.30%, 3.30%로 정부는 각각 4.20%, 3.0%로 내다봤다. 다만 일각에선 공급망 차질 등에 따른 수출 둔화, 코로나19 재확산 움직임 등에 경제성장률은 4% 이상 달성하긴 어려울 수도 있단 의견도 나온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올해 3분기 예상보다 낮은 성장으로 4분기 ‘위드 코로나’로 인한 내수 일부 회복에도 연간 4.0% 성장에 다소 미흡할 것으로 예상되며 내년은 3% 내외 성장 기대 정도는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물가 수준에 대해서는 2%대 중반으로 상향할 가능성이 높다. 이미 올 들어 10월까지 물가상승률은 2.2%로 목표치(2.0%)를 넘어섰다. 공급 병목현상과 국제 유가 상승세가 연말 혹은 내년 상반기까지도 이어질 수 있단 점에서 채권시장 전문가들 중엔 물가가 최대 연간 2.5% 수준으로 오를 것이라 보기도 한다. 이데일리 설문 조사 결과에서도 10명 중 5명이 올해 연간 물가 예상 수준을 2.4% 이상으로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