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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주 일가족 5명 숨진 ‘일산화탄소 사고’…그날의 비극[그해 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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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나연 기자I 2025.10.10 00:00:10

2022년 ‘무주 일가족 가스중독 참사’
일산화탄소 누출로 5명 사망·1명 중태
경찰 "연통 막혀 가스 실내로 유입"

[이데일리 채나연 기자] 2022년 10월 10일, 경찰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전북 무주군 무풍면의 한 단독주택에서 합동감식을 진행했다. 이곳은 어머니 A씨(84)와 딸 부부, 손녀 등 가족 다섯 명이 숨지고 딸 B씨(57)가 의식이 없는 상태로 발견된 참극의 현장이었다.

2022년 ‘무주 일가족 참사’가 발생한 전북 무주의 한 주택. (사진=뉴스1)
사고는 전날인 9일 발생했다. 경찰은 이날 “가족과 연락이 닿지 않는다”는 A씨 아들의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했다.

출동한 경찰과 119구급대는 주택 안에서 가족 5명이 숨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같은 장소에서 발견된 B씨는 의식이 없는 상태로 병원으로 옮겨졌다.

사망자들은 거실에서 3명, 큰방과 작은방에서 각각 1명씩 있었으며 B씨는 화장실 문 앞에서 쓰러진 채 발견됐다.

당시 집 안에는 가스가 가득했고 문과 창문이 모두 닫혀 있었다. 이들은 A씨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하루 전인 8일 시골집에 모인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이 간이 검사를 진행한 결과 사망자들의 코와 입에서 일산화탄소가 검출됐다. 8~9일 밤사이 무주의 최저기온은 10도 안팎으로 떨어졌다.

경찰은 가족이 오랜만에 등유 보일러를 가동하는 과정에서 가스가 누출된 것으로 보고 원인 조사를 진행했다. 감식 결과 보일러는 정상 작동 중이었으나, 연통 일부가 벌어지고 배기구가 이물질로 막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보일러실이 주택 내부에 설치돼 있었던 점, 연통 일부가 벌어진 점 등을 종합해 일산화탄소가 실내로 유입돼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결론지었다.

경찰 관계자는 “보일러 자체에는 고장이나 폭발 흔적이 없었으나, 연통의 틈새와 막힘으로 일산화탄소가 집 안으로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당시 유족의 뜻에 따라 부검은 실시하지 않았다. 화장실에서 발견됐던 딸 B씨는 상태가 호전된 것으로 전해졌다.

일산화탄소 중독 사고는 매년 반복되고 있다. 일산화탄소는 눈에 보이지 않고 냄새도 없어 ‘침묵의 살인자’로 불린다.

일산화탄소에 노출되면 혈액 내 헤모글로빈과 결합해 산소 운반을 방해하고 체내 조직이 산소 결핍 상태에 빠진다. 두통, 어지럼증, 호흡곤란 등이 대표 증상이며 심하면 의식 저하나 사망으로 이어질 수 있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2018년부터 2022년까지 5년간 발생한 가스보일러 사고 20건에서 피해자 44명 중 43명이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숨지거나 부상을 입었다.

전문가들은 실내 보일러를 사용할 때 배기관 이탈 여부를 반드시 확인하고 일산화탄소 탐지기를 설치해야 한다고 권고한다.

아울러 차량이나 텐트 내부에서 가스난방기를 사용할 때는 문이나 통풍구를 열어 환기를 확보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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