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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2일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일본과 최대 규모의 (통상) 협의를 마쳤다”며 “일본은 내 요청에 따라 5500억달러(약 759조원)을 투자하고 자동차와 트럭, 쌀, 일부 농산물을 개방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아카자와 료세이 일본 경제재생상 역시 같은 날 미국 현지에서 기자들과 만나 “대미 무역흑자 국가 중 가장 낮은 15%의 (국가별) 상호관세율을 이끌어 냈다”며 “25%의 자동차(부품 포함) 품목관세도 처음으로 수량제한 없이 관세율을 인하(15%)했다”고 밝혔다.
일본은 이로써 미국이 8월1일부터 부과 예정이던 25%의 상호관세를 15%로 10%포인트 낮췄다. 미국은 앞서 영국(10%)과 중국(30%), 베트남(20%), 인도네시아(19%), 필리핀(19%) 5곳과 관세 협상을 마무리했는데, 대미 적자국인 영국을 빼면 일본이 최저다. 일본은 특히 연 137만대에 이르는 대미 자동차 수출 관세율을 수량제한 없이 낮추는 데 성공했다. 영국도 대미 자동차 관세를 10%로 낮췄으나 연 10만대 이내라는 제한이 뒤따랐다.
천문학적인 대미 투자 약속과 함께 쌀 부족 상황에서도 지키려 했던 쌀 시장 일부 개방을 감수한 끝에 얻어낸 결과다. 일본은 정부계 금융기관이 5500억달러 규모의 자금을 조성해 일본 기업의 대미 투자에 대한 금융지원을 하기로 했다. 또 연 77만톤(t) 수준의 면세 쌀 수입 물량(MA)은 유지하되 미국산 비중을 늘리는 식으로 미국에 쌀 시장 개방이란 명분을 제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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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위성락 국가안보실장과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미국에 도착한 가운데 23일 김정관 산업부 장관도 미국으로 향했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24일 출국한다. 이 대통령의 친서를 받은 박용만 전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을 단장으로 한 특사단과 조현 외교부 장관도 곧 미국을 찾아 ‘올 코트 프레싱’에 나선다.
여 본부장은 전날 미국에 도착한 직후 “모든 가능성이 열려 있다”며 “할 수 있는 건 다 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구기보 숭실대 글로벌통상학과 교수는 “일본이 관세율을 15%까지 낮추는 성과를 낸 만큼 우리도 10~15% 사이에서 합의를 봐야 하는 상황”이라며 “우리도 일본처럼 쌀 수입 확대와 알래스카 LNG 사업 참여를 포함한 최대한의 투자액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