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 호텔 서울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한국선급(KR) 65주년 기념식 ‘글로벌 질서 재편과 한국 해사산업 전략’ 주제 토론회에서 신종계 서울대 명예교수는 “그동안 해양 패권은 강력한 해군력을 보유한 미국이 지배해 왔으나 미국이 선박 건조 능력과 해운력을 잃게 되면서 해양 지배력이 붕괴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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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태 KR 부사장은 “미국이 해사 산업 중요성을 부각하면서 우리에 새로운 기회가 되고 있다”며 “그동안 부정적이었던 조선·해운에 대한 이미지를 개선하고 정부와 산업계가 힘을 합쳐 해사산업 인식을 제고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정부와 업계가 공동으로 ‘해운 클러스터’ 조성 등을 통해 경쟁력 강화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남창섭 해양수산부 해사산업기술과장은 “공급망 안정화를 위해 조선업체와 해운, 기자재 업계가 상생할 수 있는 클러스터 등 협력 모델을 만드는 것이 국가 안보 선대를 확보하는 길이 될 것”이라고 했다.
해운 친환경 규제에 대한 대응력을 높여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국제해사기구(IMO)는 2050년 국제 해운 탄소중립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총 톤(t)수 5000t 이상의 선박을 대상으로 연료표준제 시행을 결정했다. 2028년부터 시행되는 연료표준제는 선박이 사용하는 연료의 탄소 함량에 대한 제한 기준을 정하고 이를 초과 사용한 선박에 대해 탄소부과금을 부과하는 제도다.
김민강 HMM 상무는 “선사 입장에서 친환경 규제에 대한 첫 번째 직면 과제는 기존 선박 연료를 어떻게 전환할 것인지, 연료 절감 장치가 얼마나 발전할 수 있는지 여부”라며 “선사와 조선소, 한국선급의 국책과제와 공동 연구개발(R&D)을 통해 우리나라가 (친환경 기술을) 선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선업계에서는 선사, 기자재 업체 등과 협력해 미래 친환경 선박 시장에 대응한단 목표다. 성창경 HD현대중공업 상무는 “친환경 규제 관련 향후 닥칠 위기에 대비하기 위해 독자 기술을 개발하고 외부 협업을 통해 선주와 고객사에 전달하는 등 전략적으로 대응하고 있다”며 “선박 건조 측면에서 공급망에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여러 (기자재) 업체도 발굴·관리하고 있다”고 했다.
한편 이날 이형철 KR 회장은 환영사를 통해 “트럼프 2기 행정부 들어 세계는 관세 전쟁의 홍역을 겪고 있다”며 “한국선급은 기술적인 분야의 국제 동향에 대해 국내 해사업계의 나침판이 되고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하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