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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審)봤다!]“좋은 VC는 숫자보다 사람…창업자와 함께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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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영 기자I 2025.07.15 17:52:56

신은혜 500글로벌 코리아 수석 심사역 인터뷰
변호사, VC 심사역, 정책 제안자까지 다양한 커리어
유망 스타트업 발굴부터 글로벌 연결하는 가교 역할

벤처캐피탈(VC)의 중심이 되는 인물은 누구일까요. 펀드 조성, 투자 집행, 포트폴리오사의 성장 지원, 엑시트까지 업무 전반을 끌고 가는 ‘수석 심사역’을 꼽습니다. ‘심(審)봤다!’는 VC 업계의 산삼 같은 존재들인 수석 심사역들의 생각을 담은 시리즈입니다. 심사역을 뜻하는 살필 심(審)의 의미도 있습니다. 각 하우스 수석 심사역과 만나 그들이 단순히 딜(deal) 소싱을 넘어 펀드 전체 전략과 운영에 어떻게 기여하고 있는지 들어보고자 합니다. [편집자주]

[이데일리 마켓in 박소영 기자] “정답이 없는 세상에서 창업자와 함께 길을 찾아가는 여정은 때로는 고단하지만, 동시에 가장 보람 있는 일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벤처캐피탈리스트(VC)는 ‘그로쓰 마인드셋’을 가진 사람에게 열려 있는 직업이다.”

투자 업계에 몸담고 싶은, 좋은 딜을 발굴하고 싶은 후배 심사역들을 위한 조언 부탁하자 신은혜 500글로벌 코리아 수석 심사역이 꺼낸 말이다. 특히 펀드 비즈니스는 신뢰 위에 세워지므로 “결국 좋은 펀드는 숫자 이전에 사람 위에 세워지고, 좋은 심사역은 실력 이전에 신뢰받을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석 심사역은 펀드레이징 단계부터 전략적으로 출자자(LP)들과 소통하는 인물이다. 따라서 해당 펀드가 어떤 투자 테마를 담고 있으며, 어떤 글로벌·로컬 시너지를 낼 수 있을지 구조적으로 기획한다. 투자를 집행할 때는 단순히 좋은 딜을 발굴하는 것을 넘어, 펀드 전체의 구조와 성과를 설계한다. 구체적으로 펀드의 방향성과 성공 가능성을 장기적으로 설계하기 위해 전체 포트폴리오 구성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는 인물이다.

500글로벌은 전 세계 80여 개 국가에서 3000개 이상의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는 글로벌 VC 플랫폼이다. 이런 생태계를 레버리지 해 다양한 글로벌 확장 지원을 하려고 노력하는 하우스다. 이곳의 한국 법인에서 수석 심사역으로 활동하는 신은혜 심사역에게 ‘어떤 방식으로 포트폴리오사의 해외 확장을 지원하는지’ ‘앞으로 어떤 테마와 철학은 담은 펀드를 조성하고자 하는지’ 등을 물어봤다.

신은혜 500글로벌 코리아 수석 심사역. (사진=500글로벌 코리아)
법조 DNA 보유한 VC 심사역

신은혜 심사역은 VC 업계에 몸을 담기 전 변호사, 기업 실무자, 정책 제안자까지 다양한 정체성을 넘나들며 커리어를 쌓았다. 특히 한국과 미국 양국의 변호사 자격을 보유하고 있는 독특한 이력으로 업계 주목을 받았다. 신 심사역은 법조계에서 일한 경험이 네트워크를 형성하거나 창업가에게 조언하는데 상당한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계약과 구조 설계에 있어 변호사적 사고와 언어적 정밀성이 큰 도움이 된다”며 “기업 및 펀드 구조, 투자 계약 등을 빠르게 이해하고 리스크를 식별하는 능력이 강한 편”이라고 했다.

VC 업계로 적을 옮긴 그가 정착한 곳은 ‘500글로벌 코리아’다. 심 심사역은 500글로벌이 전세계 곳곳에 네트워크를 갖추고 있는 VC인 만큼 단순히 유망 스타트업을 발굴하는 것을 넘어, 한국의 기술 산업 기반을 글로벌 확장 전략으로 연결하는 가교 역할을 한다는 점에 주목했다. 초기 단계의 기술 기반 기업들을 중심으로 투자하고 있으며, 섹터는 무관하게 제너럴리스트 펀드를 운용한다.

회사명에서도 알 수 있듯 500글로벌 코리아는 특히 ‘글로벌’ 테마에 집중적으로 투자한다. 그는 “한국은 반도체, 화학소재, 전자부품 등에서 세계적인 기술 경쟁력을 가진 산업 기반을 보유하고 있지만 스타트업 생태계는 내수 시장 한계, 자금 접근성 부족, 인재 유출 등으로 글로벌 확장에 제약을 받고 있다”며 “이런 구조적 병목을 해결하는 가교 역할을 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시장 연결하는 ‘특화형 전략 펀드’ 목표

신 심사역은 최근 에너지, 화학, 소재, 에너지, 제조 등 글로벌 밸류체인에 편입 가능한 분야나 콘텐츠, 뷰티, 식품 등 수출과 글로벌 진출이 가능한 분야를 중점적으로 보고 있다. 기술력이나 콘텐츠는 있으나 내수 시장 한계로 글로벌화가 필수인 팀들을 우선 발굴하고, 초기 데뷔 단계부터 해외 진출을 전제로 성장을 꿈꾸는 회사들에 투자한다. 그중에서도 글로벌 확장성을 전제로 한 딥테크나 기후테크 분야에 집중한다.

앞으로 조성하고자 하는 펀드가 있다면 어떤 테마와 철학을 담고 싶냐는 질문에 신 심사역은 ‘특화형 전략 펀드’라고 답했다. 한국이 가진 산업 기반의 강점을 출발점으로 삼아 글로벌 시장과 연결하는 펀드를 만들겠다는 설명이다. 그러면서 그는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의 산업 집적도와 공급망 인프라를 갖춘 나라 중 하나”라며 “한국이 쌓아온 노하우가 스타트업에도 다양한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전했다.

그는 국내에만 머물지 않고 글로벌 확장과 연결까지 이끄는 펀드 전략을 구상하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산업적 강점을 발판 삼아 한국과 산업구조가 맞닿아 있는 해외 시장과 기술 교류·협업 모델을 구축한다는 생각이다. 단순히 국내 투자에 그치지 않고 해외 시장에 실질적 진입과 확장을 할 수 있는 전략적 연결지점을 설계하는 것이 핵심이다.

그는 글로벌 VC로서의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글로벌 자본과 인재, 파트너를 국내로 연결하는 가교 역할에도 집중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예컨대 해외 출자자(LP), 글로벌 기업, 정책기관과 연계해 국내 스타트업이 보다 빠르게 해외 시장에 접근하고 신뢰받는 여건을 마련하는 식이다. 그는 “단순한 자금 유입을 넘어 한국 벤처 생태계 전반의 글로벌화를 견인할 수 있는 기획력 있는 자본의 역할을 다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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