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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사주 의무 소각 초읽기?…고민 깊어진 식품업계 자사주 부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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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희나 기자I 2025.07.10 17:38:24

자사주 의무 소각 골자로 하는 상법 개정안 발의
샘표 자사주 30% 달해…오뚜기·KT&G·하림지주 10% 넘어
"자사주 소각, 주주가치 제고 효과"…고민 깊은 식품업계

[이데일리 오희나 기자] 자사주 의무 소각을 골자로 하는 상법 개정안이 발의되면서 식품업계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샘표, 오뚜기, 하림지주 등 자사주 비중이 높은 기업들은 자사주 처분에 대한 고민이 깊은 상황이다.

[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서울시내의 한 마트를 찾은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과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식품 상장사 중 자사주 비중이 가장 높은 곳은 샘표(007540)로 29.92%에 달한다. 이어 △오뚜기(007310) 14.18% △하림지주(003380) 13.16% △국순당(043650) 11.86% △KT&G(033780) 11.62% 순이다. 특히 샘표는 과거 형제 간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회사가 적극적으로 자사주 매입에 나서면서 비중이 크게 높아졌다.

자사주 의무 소각을 골자로 하는 상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해당 기업은 자사주를 소각해야 하기 때문에 주식시장에서는 이들 기업의 주가가 오르고 있다. 실제로 샘표 주가는 유가증권시장에서 지난 9일 11.96% 오른 데 이어 이날도 1.75% 상승하며 장을 마쳤다.

앞서 지난 9일 김남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자사주 소각 의무화 내용을 담은 법안을 발의했다. 취득한 자사주는 1년 이내 소각해야 하고, 예외적인 경우 정기 주주총회의 승인을 받되 대주주 의결권은 발행 주식 총수의 3%로 제한하는 내용이 골자다. 기업이 이미 보유 중인 자사주도 의무 소각 대상에 포함하는 방향으로 논의되고 있다. 다만 일부 유예기간이 적용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자사주 소각은 대표적인 주주가치 제고 방안이다. 기업이 자사주를 소각하면 발행주식 수가 감소해 주당순이익(EPS)이 상승하고 자기자본수익률(ROE) 개선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자사주 매각으로 인해 잠재적 매물이 되는 오버행 가능성도 사라진다.

그간 국내에선 자사주가 오너의 지배력 강화에 악용되거나 매물로 나와 주주 가치를 훼손한다는 지적이 있었다. 때문에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배경으로도 꼽혔다. 국내와 달리 미국 등 글로벌 증시 상장사들은 주주가치 환원 방안으로 자사주 매입·소각이 활발하다. 이에 ‘짠물배당’으로 유명한 식품업계 주주들 사이에선 자사주를 쌓아두지 말고 소각해 주주가치 제고 효과를 극대화하라는 요구가 있어 왔다.

업계에서는 자사주 비중이 높은 기업들을 중심으로 자사주 소각 방안을 마련하느라 고민이 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상법 개정안이 통과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현재로서는 구체적인 내용이 없는 만큼 분위기를 보면서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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