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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더워지며 생육이 부진한 상추와 시금치 등 채소류 가격도 전월보다 큰 폭으로 올랐다. 상추 100g 가격은 1182원으로 전월(920원)보다 28.4% 올랐다. 시금치 100g의 가격은 1233원으로 전월(699원)보다 76.3% 상승했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아직 올해 폭염에 따른 농작물 재해보험 신청은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예년보다 빠른 폭염으로 올해 피해면적은 지난해보다 늘어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해 폭염으로 인한 농작물 피해 면적은 2만 1200ha로, 축구장(0.71ha) 3만개 크기와 비슷하다. 이같이 폭염 피해가 본격화하면 농작물 가격은 더 치솟을 수 있다는 뜻이다.
가장 우려되는 품목은 배추다. 농촌경제연구원은 올해 여름배추 재배 의향 면적이 3418ha로 전년(3747ha) 대비 8.8%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평년과 비교하면 23.9% 줄어든 수치다. 이상기후로 병해충 발생이 늘어나며 재배를 포기한 농가가 늘어난 탓이다.
재배면적도 줄어드는데, 폭염까지 덮치면 저온성 작물인 배추의 생산량도 떨어질 수 있다. 지난해에도 여름 폭염·폭우 피해로 전년대비 2배 수준으로 급등한 배추 가격이 김장철까지 떨어지지 않기도 했다.
가축 폐사 피해도 늘어나고 있다. 지난 7일 기준 전국에서 폭염으로 죽은 가축은 13만 7382마리로 집계됐다. 1년 전보다 4만 5812마리 늘어난 수치다. 닭, 오리, 칠면조 등 가금류가 12만 6891마리로 가장 많았다. 돼지도 1만 591마리가 폐사했다. 전국에서 사육하는 가금류와 돼지 규모의 각각 0.08%, 0.1% 수준이다. 아직 폐사 피해가 수급에 영향을 미칠 수준은 아니지만, 무더위가 지속되면 피해는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지난해 수급 불안이 컸던 채소류를 중심으로 수급 관리 강화에 나섰다. 현재 지자체, 생산자 단체 등과 생육관리 협의체를 운영하며, 폭염 피해 상황을 점검하고 필요시 현장 조치를 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방침이다. 또 배추는 비축 물량을 확보해 수급 불안이 생기지 않도록 한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폭염 피해 예방을 위해 관수량 조정, 환기 등 필요한 조치를 통해 선제적 수급 안정 대책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