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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베트남 국적의 불법체류자 A씨는 지난해 7월 엑스터시 2002정과 2923정을 2회에 걸쳐 국제통상우편물로 밀반입했다. 이렇게 A씨가 국내로 몰래 가져온 마약은 시가로 총 1억 4775만원 규모에 달했다. 한국인 B씨는 같은 해 10월 미국에 사는 지인과 공모해 액상대마를 밀수입했다. 그는 자신이 미국에서 사용했던 신발 안에 마약을 숨긴 뒤 항공특송화물로 발송하는 수법으로 마약을 몰래 국내로 들였다.
이에 대해 박영덕 전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센터장은 “우리나라가 마약을 제조하는 곳은 아니어서 국내 마약은 중국이나 라오스 같은 외국에서 들어오는데 10번 중 1번만 밀수에 성공해도 10배 가까이 돈을 번다”고 설명했다. 박 전 센터장은 “불법조직들이 ‘초범은 걸려도 집행유예를 받는다’는 식으로 젊은이들을 속이고 밀수 방법을 교육해 범죄로 끌어들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문제는 문지기 역할을 하는 밀반입 단속 인원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점이다. 국제우편의 경우 마약 밀반입 유형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고 전체 국제우편량은 520억여건(2024년 기준)에 달하지만 이를 검역하는 인원은 현재 77명으로 2년 전보다 오히려 2명 줄었다. 해상 마약 밀수는 2017년 60건에서 2023년 1072건으로 16.8배나 증가했지만, 지난해 해양경찰청 마약수사 전담인력은 86명으로 전년과 동일했다.
지난해 7월에 진행된 ‘2024년 마약밀수 단속 동향 브리핑’에서 한창령 관세청 조사국장은 “알리, 테무 등 (해외 온라인쇼핑몰로부터) 엄청난 특송 물량이 우리나라에 집중되고 있다”며 “통관 검사 인력이 제한돼 있다 보니까 검사 직원들이 1개의 택배 물량 보는데 3초 정도밖에 보지 못하고 있다. 첨단 장비를 도입하고 인력을 충당하고 있지만 여전히 특송화물에 대해 저희가 조금 부족한 면이 있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엄중한 단속과 처벌로 ‘마약 밀수는 반드시 단속된다’는 메시지를 줘야 한다고 제언했다. 다년간 마약사건을 맡아온 박진실 변호사는 “열심히 단속을 해도 많은 특수화물을 전부 확인하기는 어렵다”며 “젊은 친구들은 요즘 뉴스를 안보니까 괜찮을 것이라고 잘못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 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는 것을 인지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