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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우리나라와 일본에서 발표된 연구논문에 따르면 60~65세 노령층 가운데 영구치 20개 미만, 치주염 진단, 틀니 착용 집단에서 치매 발병 확률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치아 상실에 따른 영양 결핍도 치매를 유발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국내 학계도 치아 건강과 치매 발병의 연관성을 어느 정도 인정하고 있다. 양영순 순천향대병원 신경과 교수 겸 대한치매학회 보험이사는 “입속 세균 원인인 진지발라스가 뇌신경염증 유발하고 치아 상실이 씹기근육인 저작근 기능을 저하되면 뇌 기능이 떨어진다는 해외 연구 결과가 있다”며 “치아와 치매의 연관성을 부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다만 국내에서 의학적 인과관계를 밝히는 데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한 실정이다. 양영순 교수는 “관련 연구 의뢰 접수부터 선행해야 한다”며 “연구비 확보, 연구책임자(PI·Principal Investigator) 선정 등의 절차를 거쳐야 결과를 도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금감원은 인과관계가 명확하지 않다는 이유로 신중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단순한 통계로 보험료를 차등 적용할 수는 없다”며 “인과관계가 불분명하면 소비자가 오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보험료는 합리적인 통계를 기반으로 합리적으로 설정해야 하고 인과관계가 명확하더라도 소비자 민원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면 받아들일 수 없다”고 덧붙였다. 즉 명확한 인과관계 입증과 사회적 인식 형성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다른 상품과의 형평성 문제도 제기되지만, 금감원은 선을 그었다. 종신보험이나 정기보험 등에서 운영하는 비흡연 할인 특약과의 비교에 대해 금감원 관계자는 “비흡연 할인 특약은 보험사 재량에 따라 수수료 등 사업비를 할인하는 개념이다. 치아 건강처럼 위험률을 구분하는 것과는 성격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반면 일본은 관련 상품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일례로 일본 생명보험업계 2위인 다이치생명의 자회사 네오퍼스트생명은 지난 2021년 ‘치매보험 to Smile’에 ‘치수할인특약’을 탑재했다. 이 특약은 70세에 20개 이상의 치아가 남아 있으면 보험료를 할인하는 것으로 우리나라 금감원에 해당하는 금융청의 승인을 받았다. 일본은 80세에 20개 이상의 자연치아를 지키자는 내용의 ‘8020 운동’까지 벌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