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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자제하라”더니 술판을?…말 뿐인 오송 참사 추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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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로원 기자I 2025.07.14 20:16:27

김영환 지사·청주시의원들 처신 도마
오송참사 추모기간 중 술자리 구설
김 지사 “적절하지 못했다…심려 끼쳐 죄송”

[이데일리 이로원 기자] 김영환 충북도지사와 일부 청주시의원이 청주 오송 궁평2지하차도 참사 2주기 추모 주간에 술자리를 겸한 간담회를 가져 논란이 일고 있다.

김영환 충북지사(가운데)와 김현기 청주시의회 의장(왼쪽) 등이 지난 12일 청주의 한 식당에서 저녁식사를 하며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4일 충북도와 시의회에 따르면 김 지사는 지난 12일 청주시내 한 음식점에서 김현기 청주시의장을 비롯한 시의원 4명( 이완복·남연심·정태훈)과 간담회를 가졌다.

이날 모임은 한 참석자가 소주잔과 맥주잔을 들고 찍은 사진을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에 공유하면서 알려졌다.

이 사진에는 김 지사와 술잔을 든 시의원들, 그리고 테이블 위에 소주 3병과 맥주 2명이 놓인 모습이 담겼다.

술자리는 오후 5시30분 시작됐고 김 지사는 주요 현장 방문 등의 일정으로 오후 6시30분 참석했다. 이후 1시간 정도 머문 뒤 자리를 뜬 것으로 전해진다.

당시 김 지사는 돔구장 건립과 오송역 선하공간 활성화 등 도정 현안에 대해 청주시의회의 협조를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는 김 지사뿐 아니라 시의원들이 오송 참사 추모 기간 중 술자리를 가졌다는 점이 부적절했다는 지적이다.

충북도와 청주시는 지난 7일부터 오는 15일까지 오송 참사 2주기 추모 기간을 운영하고 있다. 이 기간 전 직원들은 추모 리본을 착용하고 회의나 각종 행사 전 묵념을 진행하도록 하는 등 조직 내부부터 조용하고 엄숙한 분위기 조성에 나섰다. 또 추모 기간 음주를 겸한 회식이나 유흥성 모임은 자제할 것을 권고했다.

김 지사는 “오송 참사 추모 기간이라는 점을 감안했을 때 적절하지 못한 상황”이라며 “도민께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선영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 사무처장은 “애도 기간을 선포한 뒤 도민들에게는 경건한 마음가짐을 갖자고 호소했으면서 정작 자신은 술자리를 가졌다”면서 “이는 상당히 부적절하고, 도민의 한 사람으로서 유감”이라고 밝혔다.

오송참사시민대책위원회도 성명을 내고 “유가족과 생존자들은 여전히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며 고통 속에 살아가고 있다”며 “추모주간을 갖자는 본인의 선언을 단 며칠 만에 짓밟은 김 지사는 유가족과 시민 앞에서 공개 사과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 충북도당은 입장문에서 “김 지사는 오송 참사를 막지 못한 장본인”이라며 “술병으로 가득한 자리에서 벌겋게 상기된 얼굴로 충북 현안에 대해 설명하고 협조를 구했다는 변명은 구차하다”고 지적했다.

오송 지하차도 참사는 2023년 7월 15일 미호천교 임시제방이 무너지면서 범람한 강물이 궁평2지하차도를 덮쳐 14명이 숨진 사고다.

앞서 김 지사는 2023년 4월에도 제천 산불 중 술자리에 참석해 빈축을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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