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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권성동 사퇴 수순에도…격화하는 계파 갈등 조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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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 기자I 2025.06.05 17:18:58

‘친윤vs 친김vs 친한’ 지도부 체제 이견
친한계, 권·김 지도부 총사퇴 ‘압박’
친윤계·중진들은 비대위 유지 주장
김용태 비대위원장, 사퇴 입장 유보

[이데일리 박민 기자] ‘6·3 대선 참패’ 책임론에 휩싸인 국민의힘의 권성동 원내대표가 사퇴를 선언했지만, 현행 비상대책위 체제 유지 여부와 새 지도부 구성을 놓고 내부 갈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 비대위 체제는 차기 당권 향배와 직결된 만큼 당내 친윤(親윤석열), 친한(親한동훈)에 이어 대선 후보였던 김문수 캠프 핵심 인사를 주축으로 친김(親김문수) 계파까지 입장이 갈리면서 갈등이 고조될 것으로 전망된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사퇴 의사를 밝힌 뒤 회의장을 나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권 원내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대선 패배) 책임을 회피할 생각도, 그리고 변명할 생각도 없다”며 “보수의 재건을 위해 백지에서 새롭게 논의해야 한다. 저부터 원내대표직을 내려놓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대선 패배는 단순히 비상계엄과 대통령 탄핵에 대한 심판에 그치지 않는다”며 “집권 여당 국민의힘의 분열에 대한 뼈 아픈 질책”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권 원내대표의 사퇴까지는 정해진 수순이었다. 대선 패배 직후 친한계를 중심으로 권 원내대표를 향한 사퇴 압박이 이어졌고, 친윤계와 중진 의원들도 대선 후보 교체를 둘러싼 혼선의 책임을 물어 사퇴를 촉구했기 때문이다.

이렇게 권 원내대표는 자리에서 물러나기로 했지만, ‘김용태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유지를 둘러싼 갈등은 여전한 상태다. 이날 임이자, 최형두, 최보윤 비대위원과 당연직 비대위원인 김상훈 정책위의장과 권 원내대표는 사의를 밝혔지만, 김 비대위원장은 아직 입장 표명을 유보하고 있다.

김 비대위원장은 이날 의원총회 도중 기자들과 만나 “거취와 관련해서 의원들 의견을 많이 듣고 있다”면서 “사의를 표명한 적 없다”고 말했다. 이어 “선거 과정에서 처절하게 반성하겠다고 말씀드린 부분이 중단 없이 이어져 가야 한다는 생각이 있고, 당을 개혁해야 할 부분이 굉장히 많다는 부분을 계속 말씀드리고 있다”며 사퇴에 대해 선을 그었다.

김용태 국민의힘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이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사진=연합뉴스)
친한계는 대선 패배 원인으로 당내 ‘구태 세력’을 지목하고, 권 원내대표뿐 아니라 지도부 총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친한계인 조경태 의원은 이날 의원총회 도중 기자들을 만나 “지도부 총 사퇴가 깔끔한 모습”이라며 “하루빨리 원내대표를 선출하고, 한 달에서 두 달 안에 새 지도부를 구성하는 조기 전당대회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친윤계와 중진 의원들은 현행 비대위 체제를 유지하며 전당대회를 준비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여당의 ‘입법 강행’에 맞서기 위해 급하게 지도부를 바꾸기보다 현행 체제를 안정적으로 유지해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한 중진 의원은 “단일화 논의 과정에서 보여준 비민주적 행태에 대해 권 원내대표가 책임질 필요가 있다”면서 “6월 말 임기가 종료되는 김 비대위원장에게 권 원내대표와 같은 책임을 묻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원내대표는 새로 선출해야 하지만, 전당대회를 비대위원장이 준비해야 하지 않겠나”고 부연했다.

일각에선 김 전 후보가 ‘탄핵 정당’이라는 불리한 조건 속에서 득표율 40%를 넘기는 등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는 만큼 친김계를 중심으로 당권 쟁취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특히 김 전 후보가 선대위 해단식에서 당의 과오를 짚고 쇄신을 강조한 것도 당대표 출마를 위한 포석이라는 해석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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