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석 국무총리가 25일 개신교 인사들과 만났다. 불교, 천주교에 이은 종교계 지도자 예방 차원이다. 김 총리는 ‘새벽총리’를 자임했던 초심을 되새기는 한편, 저출생문제 해결 등에 교계의 협조를 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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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총리는 “‘새벽총리’란 뜻엔 새벽시장에서 일하고 새벽부터 일하는 국민의 마음뿐 아니라 다양한 방식으로 다양한 공간에서 다양하게 나라가 잘 되길 바라는 여러 마음들과 함께 하겠단 뜻이 담겨 있다”고 했다. 이어 “제가 그런 마음을 잃지 않고 열심히 할 수 있도록 계속 채찍질하고 도와달라”고 했다.
김 총리는 “정부가 단독으로 국가 예산만 갖고 사회적 어려움, 복지 문제를 풀 수 있는 시대는 지났다”면서 “개신교가 저출생 문제 등을 오랫동안 고민하고 국민 서명도 주도한 경험 등이 있으니 이러한 문제들 해결을 위해 일상적으로 대화를 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개신교 지도자들은 김 총리를 ‘예언자’, ‘요셉, 다니엘 총리’ 등으로 치켜세웠다. 한국기독교협의회 총무인 김종생 목사는 “김 총리가 (윤석열 전 대통령의) 계엄 얘기를 가장 먼저 꺼냈을 때만 해도 생뚱맞다는 생각을 했다”며 “성경은 이런 경우를 예언자라고 하는데, 지나고 보니 (얘기를) 잘 꺼내주고 갈무리를 잘 해줘서 우리 헌정질서가 제자리를 찾았다”고 했다.
한국교회총연합 회장인 김종혁 목사는 “김 총리가 내각을 잘 이끌어 국리민복의 총리로 역사 속에 칭송받길 바란다”며 “성경에 나오는 요셉, 다니엘 총리처럼 나라가 어려울 때 귀한 역할을 잘 해달라”고 당부했다.
다만 이 자리에선 개신교계의 ‘민원’도 쏟아졌다. 김종혁 목사는 “여성가족부 명칭 변경,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낙태 관련 법안은 교회를 상당히 곤혹스럽게 한다”며 “종교 법인의 재산과 활동에 관한 과세권에 있어서도 과세당국과 대화할 수 있는 협의체를 구성해달라”고 했다.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에 대한 ‘구명 로비’ 의혹을 받는 이영훈 여의도순복음교회 담임목사, 김장환 극동방송 이사장에 대한 채상병특검 수사엔 불편한 기색을 노골적으로 표했다.
김영걸 한국교회총연합 곧공동대표는 “세부사항은 모르지만 두 분은 교계 지도자, 어르신이고 교회를 압수수색해 교심이 많이 분노하고 있다”며 “민심은 천심인데 채상병특검팀의 압수수색 건에 대해 교회를 최대한 존중해주고 특검엔 사과해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김 총리는 공식석상에선 별다른 답을 하지 않았다.
한편 김 총리는 독실한 개신교 신자다. 최근 5년 동안은 2억원가량을 교회에 헌금으로 냈단 사실이 지난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확인돼 ‘소득·재산에 비해 과하다’는 지적도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