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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B, 유로존 인플레 둔화에 금리인하 유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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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현 기자I 2025.06.05 16:16:47

유로존 5월 소비자물가, ECB 목표치 하회
"성장·물가 전망 모두 하향 조정 가능성"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유럽중앙은행(ECB)이 5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다시 한번 인하할 것으로 확실시되면서 시장의 관심은 향후 추가 인하 여부와 속도 조절 가능성에 집중되고 있다.

ECB는 작년 4월 이후 지난 4월까지 총 7차례 금리 인하를 단행해왔으며, 시장에선 이번 조치 이후 여름철 인하 일시 중단에 들어갈 가능성도 높게 점쳐지고 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3월 6일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린 이사회의 월간 통화정책 회의 후 언론과 인터뷰하고 있다.(사진=로이터)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ECB는 이날 예정된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인하할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 런던증권거래소그룹(LSEG)은 ECB가 기준금리를 25bp(0.25%포인트) 인하할 가능성을 99% 수준으로 보고 있다.

ECB는 한국시간으로 이날 오후 9시15분에 금리 결정을 발표한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총재의 기자회견은 이날 오후 9시45분에 예정돼 있다.

ECB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급등했던 물가가 안정세에 접어들자 금리 인하 사이클을 가속화해 왔다. 유로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월 기준 전년 대비 1.9%로 ECB 목표치(2%)를 하회했고, 근원물가도 하락세를 보이며 금리 인하에 정당성을 더했다.

마켓워치는 ECB는 2023년까지 금리를 최고 4%까지 인상했으나 이번 인하가 단행되면 기준금리는 29개월 만에 최저치를 찍게 된다고 짚었다.

유로화 강세와 국제유가 하락이 수입물가를 낮추면서 유로존의 디스인플레이션(물가 둔화) 을 뒷받침했다. ING의 카르스텐 브레즈스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유로 명목 실효환율은 3% 상승했고, 브렌트유 가격은 10% 하락했다”며 “이 두 요인만으로도 올해 물가 전망치인 2.3%를 30bp 낮출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내부적으로는 인하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ECB 이사회 멤버이자 대표적인 매파(통화 긴축론자)인 이자벨 슈나벨은 7월 회의에서 인하 중단을 제안하고 있으며, 일부 보수적인 정책위원들도 여름철 휴지기를 지지하고 있다.

소시에테제네랄의 아나톨리 안넨코프 이코노미스트는 “무역전쟁과 독일의 재정 완화 여부 등 정책 불확실성이 커지는 만큼 ECB는 추가 정보를 기다리며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관세가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BNP파리바는 최근 보고서에서 “미국의 10% 기본관세 부과 방침은 ECB의 추가 인하를 지연시킬 수 있다”며 “7월에는 인하를 건너뛰고 2%에서 장기 동결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만약 50%에 달하는 고율 관세가 실제 부과된다면 “ECB는 보다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취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ECB는 이번 회의에서 2025년 성장률과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모두 하향 조정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인상 및 무역전쟁 격화로 기업 투자와 소비 심리가 위축되고 있으며, 유로화 강세와 에너지 가격 하락도 물가 압력을 줄이는 요인이다.

바클레이즈는 “ECB는 9월께 완만한 경기 부양이 필요하다고 판단할 것”이라며 “2026년 초 물가가 목표치보다 낮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중장기적으로는 미국의 영구적인 관세 도입에 대응한 EU의 보복 조치와 글로벌 가치사슬 재편이 비용을 상승시키며 물가를 자극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또 독일을 비롯한 EU 회원국의 국방비 증대, 친환경 전환 투자, 고령화에 따른 노동력 부족은 2027년 이후 물가 상승 압력을 재차 유발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왔다. UBS의 라인하르트 클루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ECB의 금리 인하 사이클은 올 여름을 끝으로 종료될 가능성이 있다”며 “2026년 후반기에는 오히려 물가 상승 압력에 대응해 금리 인상이 재개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금리인하와 관련해 ECB와 달리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상황은 훨씬 복잡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최근 제롬 파월 연준 의장에게 금리 인하를 재차 요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에 ECB가 올해 들어 여러 차례 금리를 인하한 점을 언급하며 연준과 파월 의장을 비판했다. 그는 “ADP 수치 나왔다. 우린 너무 늦었다. 파월은 이제 금리를 내려야 한다. 그는 믿을 수 없는 사람이다”라며 “유럽은 이미 아홉 번 금리를 내렸다”고 주장했다.

ADP 숫자는 고용정보업체 오토매틱데이터프로세싱(ADP)이 집계하는 고용 지표로 이날 ADP 발표에 따르면 지난 5월 미국의 민간기업 고용이 3만7000명 증가했다. 이는 지난 4월의 6만명은 물론이며 다우존스 전망치 11만명보다 낮으며 2023년 3월 이래 가장 낮은 증가세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주 백악관에서 파월 의장을 만나 현재 4.25~4.5% 수준인 기준금리를 인하하지 않으면 “실수를 범하는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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