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업계에 따르면 OBBBA는 반도체 투자세액공제 지원을 확대하는 것 외에 연구개발(R&D)과 시설투자 지출에 대한 세무처리 방식을 변경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반도체, 인공지능(AI), 소프트웨어(SW) 등 R&D에 집중적인 기업에 당해 연구개발비 100%를 즉시 비용처리를 해준다. 아울러 2022~2024년 지출한 R&D 비용도 소급 적용할 가능성이 있다. 법인세를 부과할 때 R&D 투자금에 대한 비용처리가 반영되기 때문에 기업엔 세금 지원을 해주는 셈이 된다.
|
OBBBA에는 기계·장비·차량 등 적격시설 투자에 100% 보너스 상각을 영구화했고, 신규 적격 제조시설용 공장·건물 등 투자에 기간 한정으로 100% 보너스 상각도 담겼다. 트럼프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미국 우선주의’에 따라 미국 내에 생산 시설과 제조 공장을 지어야 세제 혜택과 보조금을 주겠다는 기조는 유지되고 있다. OBBBA 역시 그 기조를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삼성전자(005930)는 미국에 첨단기술 R&D센터를 짓고 있어 OBBBA에 따른 혜택을 받을 수는 있다. 다만 인텔과 같은 경우 기존에 구축해놓은 R&D 센터에서 2022~2024년 지출했던 비용을 세액공제 받을 수 있다.
OBBBA는 또 내년까지 미국 내 신규 공장을 착공하는 반도체 기업에 대해 35% 투자세액공제를 지원하도록 하고 있다. 기존 공제율이 25%에서 10%포인트를 올렸다. 이 역시도 미국 내에서 첨단시설도 짓고, R&D 투자도 집행하라는 의미가 된다. 김혁중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투자세액공제는 환급성 세액공제로 투자비의 35%를 돌려주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보조금보다도 더 파급력이 있는 조치”라고 설명했다.
인텔과 마이크론은 첨단 파운드리와 메모리에서 K반도체 기업과 직접적으로 경쟁관계에 있는 기업이다. 미국 정부가 이들 기업에 세액공제를 비롯해 투자금을 환급하는 방식의 지원을 지속한다면, 향후에 선단공정 경쟁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000660)에는 위협이 커질 수 있다.
미국이 국내에 대규모 공장 시설을 짓도록 유도함으로써 미국 중심의 반도체 생태계를 구축하려는 의도가 짙어지고 있다. 경 연구위원은 “미국 중심의 설계·제조 생태계를 우선 데이터센터와 최선단공정 소자부터 선점하겠다는 연방정부의 입장이 점차 가시화되고 있다”며 “한국도 민관이 자원 투입을 집중해 용인반도체 클러스터 인프라의 적기 구축, 반도체특별법 통과 등을 통해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