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실외 로봇서비스 고도화
고훈건 현대자동차 모바일로보틱스팀장은 26일 서울 중구 KG타워에서 열린 이데일리 ‘K-모빌리티 포럼’에서 현대차그룹이 개발하고 있는 로보틱스 비전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이번 포럼은 ‘AI (인공지능)시대, 모빌리티 새로운 패러다임을 열다’를 주제로 미래 모빌리티 기술과 전략을 수립하는 국내 기업들의 현재를 살펴보고,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
이중 상용화를 이뤄내고 기술 고도화를 진행하고 있는 대표적인 배달 로봇이 ‘달이(Dal-e) 딜리버리’다. 달이 딜리버리는 현재 서울 성수동에 위치한 ‘팩토리얼 성수’ 오피스빌딩에서 배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건물 고층에 있는 사무실에서 고객들이 커피를 주문하면 지하 1층에 있는 카페에서 음료를 제조해 직접 가져다준다.
고 팀장은 “달이 딜리버리는 PnD(Plug and Drive) 모듈을 기반으로 한 플랫폼으로 4개의 바퀴가 독립적으로 움직여 제자리 회전이나 옆으로 이동하는 등 자유로운 이동이 가능하다”며 “또 AI 안면인식 기능을 통해 사용자를 인증하고 최종적으로 배송하는 기술도 적용됐다”고 말했다.
달이 딜리버리처럼 인도어(실내) 환경에서는 다양한 로봇 솔루션이 이미 상용화된 상태다. 실내 환경은 로봇이 정해진 위치를 인식하고 움직이기가 편리하고, 빛 환경 등 외부 변수도 크지 않아 로봇이 인지할 수 있는 조건이 최적화된 ‘로봇 중심’ 환경이기 때문이다. 다만 아웃도어(실외)는 다르다. 울퉁불퉁한 도로와 빠르게 오가는 사람 등 여러 제약과 변수가 많아 아직 상용화가 안됐고, 이를 해소하기 위한 ‘AI 자율주행’이 핵심 기술로 꼽힌다.
고 팀장은 “현재는 실내 중심 서비스 로봇이 주를 이루고 있지만 앞으로 더 커질 시장은 아웃도어 서비스 로봇”이라며 “계단이나 슬로프 등 로봇이 이동하기 쉽지 않은 조건들이 있어 이를 해소하기 위해 모베드(MobED)라는 로봇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모베드는 4개의 바퀴가 달린 평평한 카트처럼 생긴 로봇으로 첨단 로보틱스 기술을 총집약해 만든 제품이다. 그는 이어 “여전히 아웃도어에서는 해결하지 못한 문제들이 많은데, 이를 연구하고 해결하는 곳이 시장에서 ‘메이저 플레이어’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내후년께 UAM 상용화 기체 등장
도심 교통혼잡을 해소하기 위해 2차원(수평)의 교통체계를 3차원(수직·수평)으로 바꿀 도심항공모빌리티(UAM)도 일상을 바꿀 차세대 모빌리티로 꼽힌다. 김재우 대한항공 항공기술연구원 전문위원은 이날 “내후년 정도에 (UAM) 상용화 기체가 나올 것 같다”며 “UAM 핵심 비즈니스 모델은 ‘광역 간 이동’이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대한항공은 현대차, KT, 인천국제공항공사, 현대건설과 함께 UAM 상용화를 위한 실증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김 전문위원은 “국토연구원에서 교통혼잡비용을 분석한 결과 2020년 기준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의 2.5배에 달하는 57조원으로 나타났다”며 “우리나라 평균 출퇴근 시간이 하루 두 시간이라고 하는데, 이를 획기적으로 단축할 수 있는 것이 UAM이 아닐까 한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전 세계 UAM 시장이 오는 2040년 1조5000억달러 수준까지 커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화로는 2000조원에 달하는 규모로, 시장 개화 초기인 2030년(3200억달러)의 세 배 이상 증가하는 셈이다.
김 전문위원은 “UAM이 운송할 수 있는 거리는 현재 배터리 성능으로 100~200km가량이며 광역간 이동을 비즈니스 모델로 많이 꼽고 있다”며 “UAM 서비스 영역에서는 공공 목적에서 가장 먼저 UAM 기체를 투입해 데이터를 확보한 뒤, 관광 산업과 공항 셔틀·화물 산업까지 확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나라는 UAM 관련 연구개발(R&D)도 9~10개 진행하고 있으며 고흥에서 실증했다”며 올 연말 또는 내년 초에는 청라·인천에서 실증 비행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