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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은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A양이 극단적 선택을 하게 된 배경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그러나 이 사고는 민사상 손해배상 책임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투신자가 사망하면 형사처벌은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되지만 민사 책임은 별도로 판단되기 때문이다.
법조계에 따르면 투신자가 제 3자에게 피해를 입힌 경우 사망했더라도 유족에게 민사상 손해배상 책임이 인정될 수 있다. 다만 이 책임은 상속 여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A양이 남긴 재산이 전혀 없거나 채무가 많다면 가족이 상속을 포기함으로써 책임도 면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 판례도 존재한다. 2012년 경북 칠곡의 한 아파트에서 30대 여성이 14층에서 투신해 지상을 지나던 30세 남성과 충돌해 두 사람 모두 사망했다. 피해자 유족은 투신자의 가족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고 사건은 대법원까지 갔다. 대법원은 “투신자가 제3자에게 위해를 가할 수 있는 상황을 충분히 인식했음에도 행동을 강행했다”며 유족의 책임을 인정했다. 당시 재판부는 생존 시 피해자가 벌 수 있었던 수입 등을 기준으로 손해액을 산정해 투신자 유족에게 약 950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이번 광주 사고도 유사한 민사 소송으로 이어질 수 있다. 피해자 측이 소송을 제기할 경우 법원이 당시 정황과 과실 여부, 상속 관련 법리를 어떻게 판단하느냐에 따라 유족의 책임 인정 여부가 갈릴 전망이다.
서혜원 변호사(법무법인 혜인)는 “상속인이 고유하게 지급받는 사망보험금과 달리 피해자에 대한 손해배상금 채무는 상속 여부와 관련해 따로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구체적 사정에 따라 쟁점은 사건마다 달라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