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회장과 임직원들은 2015년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과정에서 삼성물산 가치를 인위적으로 낮추고 제일모직 가치는 끌어올려 적은 지분으로 그룹 지배력을 강화하려 했다는 혐의로 기소됐다. 여기에 제일모직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자회사이던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회계를 분식한 혐의도 받고 있다. 앞서 1심과 2심 모두 이 회장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대법원 확정 판결로 이 회장에 대한 10년에 걸친 사법 리스크가 해소되면서 투자 심리에 불이 붙은 모양새다. 향후 이 회장이 적극적인 경영 활동을 통해 침체에 빠진 반도체 사업을 반등시킬 것으로 예상되면서다.
그에 반해, SK하이닉스 주가는 힘을 못 쓰는 상황이다. 골드만삭스가 보고서를 통해 ‘내년 고대역폭메모리(HBM) 가격 하락을 예상한다’고 한 탓이다.
이날 골드만삭스는 보고서에서 SK하이닉스에 대해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하향 조정했다. 골드만삭스는 HBM의 근본적인 수요 성장성에는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지만, 시장의 경쟁이 격화하고 가격 주도권도 점차 주요 고객사로 넘어가면서 HBM의 가격이 떨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국내 증권가도 HBM 시장의 경쟁 심화는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김광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HBM 세대 전환 속도 감소와 후발주자들의 기술 격차 축소가 직접적인 원인”이라며 “HBM3E 8단과 12단 모두 시장 개화 첫 해 SK하이닉스의 독점 구도가 유지됐던 것과 달리, 내년 개화가 예상되는 HBM4는 독점 구도가 아닐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