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값이다" 日관광객들 한국서 이고 지고 가는 '이것'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일본인들이 한국에 관광하러 왔다가 쌀을 사서 귀국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일본인 여성 관광객 2명이 15일 롯데마트에서 쌀을 살펴보고 있다.(사진=TBS뉴스 영상 캡처)

일본 TBS뉴스는 15일 한국 서울의 롯데마트 매장에서 쌀을 판매하는 코너 앞에 일본인 관광객들이 몰려든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도쿄도에서 지인과 한국으로 여행을 왔다고 밝힌 한 여성은 “귀국하기 전에 기념으로 잡곡 쌀을 사러 왔는데 쌀 가격을 보고 결국 발걸음을 멈췄다”고 말했다. 이 여성은 이어 “일본에서 가격이 오르기 전과 비슷해 모처럼 여행을 왔는데도 집안을 생각하게 됐고, 나도 모르게 가족들에게 연락했다. 수하물에 빈 자리가 없어 구매는 포기했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롯데마트에서 판매중인 쌀 가격은 10㎏당 3000~4500엔(약 3만~4만 5000원)으로, 10㎏당 약 8000엔(약 8만원)인 일본의 절반 수준이다.

가나가와현에서 왔다는 중년 여성 관광객 두 명도 쌀 가격에 놀라며 2㎏에 약 1000엔(약 1만원)짜리인 고시히카리(일본이 원산지인 쌀 품종의 하나)를 각각 장바구니에 넣었다고 TBS는 전했다. 이들 여성은 “짐이 무거워져서 구입할 생각이 없었는데 설마 해외에서 쌀을 사서 돌아갈 줄은 몰랐다”고 입을 모았다.

다른 매체들도 일본 정부가 비축미를 방출했음에도 쌀 가격이 14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자, 한국을 방문한 관광객들이 기념품 격으로 쌀을 사서 귀국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는 한국에서 직접 쌀을 구매해 돌아간 일본인 여성 관광객의 경험담이 화제를 일으키면서 시작됐다. 오사카에 거주하는 이 여성은 지난 6일 개인 블로그와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필리핀 세부 여행 후 한국을 경유하며 백미 4kg, 현미 5kg을 구입한 과정을 상세히 소개했다.

TBS는 한국에서 쌀을 구매해 일본에 입국하는 경우 한국 공항 등에 있는 검역소에서 검역증을 발급받은 뒤, 일본 공항에서 이를 제시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개인이 사용할 용도로 쌀을 반입하더라도 별도의 관세 등을 납입할 필요가 있지만, 지난 1년 간 들여온 수량이 100㎏ 이하이면 신고만 하고 납부금 등은 면제된다고 덧붙였다.

이에 한국에 놀러갔다가 쌀 사오기가 일종의 유행으로 번질 조짐도 보이고 있다. 실제로 한국 질병관리청은 한 달에 1명 있을까말까 했던 검역 접수가 지난달 20명으로 늘었으며, 대부분이 일본인 관광객이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