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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아야 산다’…중견 석화업체들도 사업재편 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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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진 기자I 2025.06.23 16:06:47

애경케미칼 중부CC 1689억에 매각
태광산업 SKB 매각대금 9000억 수령
비핵심 자산 매각하고 신사업 투자

[이데일리 김성진 기자] 중국발 공급과잉으로 국내 석유화학 업계가 위기에 직면한 가운데 대형 업체들뿐 아니라 중견 업체들도 사업재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사업과 직접적으로 관련 없는 비핵심 자산을 매각해 신사업 투자금으로 활용하는 식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애경케미칼은 오는 8월 29일 중부CC 운영사업권 일체를 시에나서울컨트리클럽에 양도할 예정이다. 중부 CC의 매각가는 1689억원으로, 경영 효율성과 재무구조를 개선하는데 이번 자금을 활용할 예정이라고 공시했다. 다만 아직 구체적인 자금의 용처는 미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애경케미칼 관계자는 “관련해서 정해진 것이 없다”고 말했다.

애경케미칼 울산 공장.(사진=애경케미칼.)
애경케미칼은 가소제와 무수프탈산 등을 생산하는 화학업체로 국내 1위 공급능력을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가소제는 말 그대로 플라스틱을 유연하게 만들어주는 첨가제로 PVC와 벽지, 바닥재, 전선 등에 주로 사용되고 무수프탈산은 가소제의 원료로 활용된다. 애경케미칼은 우수한 시장 지배력을 바탕으로 2021년과 2022년에 연결 기준 900억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올렸으나 중국발 공급과잉 등에 지난해 그 규모가 155억원으로 급감했다. 부채비율 또한 70%에서 80% 수준으로 소폭 오르며 재무건전성도 악화했다.

태광산업은 이미 지난해부터 일찌감치 사업재편을 시작했다. 지난해 말 SK브로드밴드 보유 지분 16.75%를 SK텔레콤에 약 7776억원에 매각하며 현금을 두둑이 마련했다. 배당금 1200억원을 포함하면 약 9000억원에 가까운 자금을 마련한 셈이다. SK브로드밴드 지분 매각 자금은 지난 5월 수령했다. 태광산업 관계자는 “구체적 자금 사용 방안은 정해지지 않았으나 최근 몇 년 전부터 신사업 등에 투자를 늘리고 있다”고 했다. 2022년 5월부터 1450억원을 투자해 연 3500톤(t)의 아라미드 생산량을 올 10월까지 5000t으로 늘리는 게 대표적이다. 태광산업은 고순도테레프탈산(PTA), 프로필렌 등의 석유화학 제품과 아크릴, 나일론 등을 주력으로 만들고 있다. 다만 마진 축소 등의 영향으로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3개 사업연도 연속 적자를 기록하며 누적 2311억원의 손실을 쌓았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마찬가지로 2022년부터 적자를 기록 중인 이수화학은 올 1분기 말 기준 부채비율이 300%가 넘을 정도로 재무건전성이 악화한 상태다. 주력 화학제품인 연성알킬벤젠(LAB)의 판매 단가가 하락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특히 자회사 이수건설을 지원하느라 자체 사업 경쟁력을 개선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수건설은 국내 건설업 불황 여파로 지난해 말 기준 부채비율이 무려 576.8%를 기록했다. 이수화학은 지난 5월 이수건설 자금 지원을 위해 약 200억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국내 석유화학 사업재편이 빠르게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당초 정부는 올 상반기 내 구체적인 지원안을 내놓을 예정이었지만 탄핵 정국과 대선 등 이슈로 지원안 발표 시기가 미뤄지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산업을 선도하는 대형 업체들끼리 교통정리가 이뤄진 후에야 중견 업체들의 사업재편도 윤곽을 드러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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