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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시정연설 반응 ‘극과 극’…이재명 연호한 與·침묵한 野(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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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덕 기자I 2025.06.26 12:26:30

李대통령, 국회 첫 예산안 시정연설
與, 본회의장 퇴장할때까지 박수·환호
野, 무거운 침묵…김민석 철회 요청도

[이데일리 김기덕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22일 만인 26일 첫 국회 시정연설에 나섰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취임 한 달도 안돼 민생 회복과 내수경기 진작을 위해 추가경정예산(추경)안 조치에 나선 것을 높이 평가하며 이 대통령에게 박수와 환호를 보냈다. 반면 국민의힘은 무거운 분위기 속에 시종일관 침묵으로 일관했다.

이날 시정연설은 앞서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2차 추가경정예산(추경)안과 관련해 예산안 편성 내용과 정부 정책 기조를 이 대통령이 국회의원들에게 직접 설명하는 위한 자리다. 이 대통령은 연설에서 ‘경제는 타이밍’이라고 강조하며, 30조5000억원 규모의 추경안의 신속한 집행을 위한 국회 협조를 당부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26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추가경정예산안 시정연설을 하기 위해 발언대로 향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기립해 박수치는데 반해 국민의힘 의원들은 자리에 앉아 있다.(사진=이데일리)
특히 이날 이 대통령의 시정연설은 앞선 윤석열 전 대통령과 비교되며 더욱 주목을 끌었다. 앞서 윤 전 대통령은 2024년 9월 열렸던 22대 국회 개원식에 참석하지 않은 데 이어 같은 해 11월 국회 예산안 시정연설에 불참했다. 현직 대통령이 국회 개원식에 불참한 것은 민주화 이후 첫 사례이며, 예산안 시정연설에 나서지 않은 것은 11년 만이다.

이날 이 대통령은 추경안 시정연설에 앞서 우원식 국회의장과 여야 지도부와 함께 사전 환담을 가졌다. 이 대통령은 “우리가 정치하는 이유는 개인, 특정집단의 이익을 위해서 하는게 아니라 국가와 우리 국민들의 더나은 미래를 위해 공적인 일을 하는 것”이라며 “의견이 많이 충돌할 수 있지만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공존하고 존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이 자리에서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의 여러 의혹이 해명되지 않은 만큼 지명 철회를 요청한다”고 말했지만, 이 대통령은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여야 지도부 접견 이후 이 대통령은 곧장 국회 본회의장에서 입장했다. 이 대통령은 박찬대 전 원내대표와 첫 악수를 한 이후 도열한 민주당 의원들과 일일이 악수를 하고 인사를 하면서 본회의장 연단에 올랐다.

이 대통령이 연설하는 도중에 총 12번의 박수가 본회의장에 울려 퍼졌다. 다만 국민의힘 의원들은 박수를 치지 않고 이 대통령을 무심히 쳐다보거나 고개를 떨구고 연설문이나 휴대폰을 보며 침묵했다.

이 대통령은 야당 의원들을 의식한 듯 연설 도중에 첫 박수가 나오자 “감사하다. 우리 국민의힘 의원들은 반응이 없는데 이러면 쑥스럽다”는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또 추경안 세부 내용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국민의힘 의원을 향해 “야당 의원들도 예산 삭감에 주력하겠지만, 추가할 것이 있으면 언제든지 의견을 내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정부의 2차 추가경정예산안 제출과 관련해 첫 시정연설을 마치고 국민의힘 의원들과 인사하고 있다.(사진=국회사진기자단 제공)
이날 연설을 마치고 이 대통령은 국민의힘 의원들이 모인 자리로 향했다. 이 대통령은 한지아 국민의힘 의원을 시작으로 진종오, 박정훈, 임종득, 인요한, 박정하 의원 등과 악수를 시작했다. 일부 국민의힘 의원들과는 귓속말을 주고받으며 짧게 웃음을 짓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이 대통령은 친윤계 대표 주자이자 반(反)이재명 공세에 앞장섰던 권성동 전 국민의힘 원내대표와는 악수하면서 이야기를 듣다가 권 의원의 어깨를 가볍게 치는 모습도 연출돼 눈길을 끌었다. 권 의원은 이 대통령이 퇴장하고 난 뒤 기자들과 만나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 임명이 안 된다고 두 번 얘기하니 ‘알았다’고 하면서, 어깨를 툭 치고 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이 이날 국민의힘 의원들과 모두 인사한 이후 마지막으로 본회의장을 빠져나갈 때는 민주당 의원들이 또다시 배웅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 자리에서 이 대통령은 차기 당대표 선거에 나서는 정청래·박찬대 의원 같이 맞잡는 모습을 연출하기도 했다. 일부 민주당 의원들은 이 대통령과 사진을 찍고, ‘이재명’ 이름을 연호하며 환호와 박수를 쳤다.

이재명 대통령이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정부의 2차 추가경정예산안 제출과 관련해 첫 시정연설을 마치고 더불어민주당 정청래(왼쪽), 박찬대 의원(위)과 대화하고 있다.(사진=국회사진기자단)
이날 시정연설 이후 진행한 의총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 대통령의 일부 발언에 불만을 표출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이 연설 도중 국민의힘을 언급한 과정에서 ‘예산 삭감 주력’ 등 일부 발언을 두고 야당을 무시하거나 조롱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본회의 이후 기자들과 만나 “이 대통령이 여러 좋은 말씀을 해 준 것을 고맙게 생각하지만 말 따로 행동 따로가 된다면 결국은 거짓말이 될 가능성이 많다는 우려가 있다”며 “극소수 야당인 국민의힘의 목소리를 경청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찬대 민주당 전 원내대표는 이날 시정연설 이후 민주당 의원총회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내수 경기 진작을 위해서 이번 추경은 꼭 필요한 조치”라며 “국민들이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하고 회복시키고 성장시키기 위해 당정대가 단합이 돼 확실하게 민생을 회복시키는 쪽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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