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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칫 큰 사고로 이어질 뻔한 이 상황을 유발한 원인으로는 도로 아래 있는 지하철역 역사를 만들 당시 끼워놓은 시설물이 지목됐다. 사고 현장 아래로는 서울 지하철 9호선과 신분당선 신논현역사가 있는데, 이 역사를 만들며 끼워놓은 나무 소재 토류판(흙막이 벽)이 썩으면서 도로를 가라앉게 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것이다. 토류판 남부도로사업소 관계자는 “과거 공사를 할 때 토류판이라고 나무를 사이사이 끼워놓는데 그걸 대부분 빼내지 않고 매립한다”며 “시간이 지나면 나무가 썩고 그만큼 공간이 빌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토류판은 임시방편일뿐’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조원철 연세대 토목공학과 명예교수는 “원칙으로 한다면 나무는 썩으니까 나무로 흙을 막아서는 안된다”며 “30㎝마다 흙을 다져놓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당국은 되메우기(땅을 판 부분을 다시 메우는 공사) 작업도 잘되지 않은 상태였다고 했다. 되메우기 불량은 싱크홀의 주된 원인 중 하나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최근 5년간 벌어진 싱크홀 원인 중 되메우기 불량(156건)은 상하수관 손상(436건)에 이어 2번째로 많다. 문제는 싱크홀의 전조 증상인 지반 침하가 계속해서 일어날 수 있다는 점이다. 남부도로사업소 관계자는 “7호선이나 9호선, 신분당선처럼 최근에 완공된 공사장에서는 수시로 발생하는 일반적인 현상이다”며 “역사를 많이 연결하는 호선에서 특히 많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싱크홀로 인한 사고를 근본적으로 막기 위해서는 정기적인 GPR(지표투과레이더) 탐사가 필수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조 교수는 “GPR 탐사로 땅 밑에 큰 구멍이 있는지 없는지 확인하고, 큰 구멍이 있으면 아스팔트를 걷어내 흙을 채워넣어 다져야 한다”며 “싱크홀이나 그 전조인 지반 침하 치료 방법은 흙을 다져 넣는 방법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시는 지난 3월 서울 강동구 명일동의 싱크홀로 1명이 숨진 사고와 관련해 시민 불안이 이어지자 GPR 등 탐사 결과를 ‘서울안전누리’ 홈페이지에 공개하고 지반침하에 대한 시민 신고 내용과 점검 결과를 안내하고 있다. 다만 시가 땅 꺼짐 위험도를 5단계로 평가한 안전 지도는 불필요한 오해와 불안감 조성을 이유로 공개하지 않아 시민 불안을 키운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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