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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금융당국은 지난 1일 보험 판매수수료 개편안을 확정했다. 보험개혁회의에서 보험업권의 신뢰를 높이고 보험계약유지율을 높이려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지적에 따른 조치다.
오는 2029년까지 보험 판매수수료 분급 기간을 현행 2년에서 최대 7년까지 연장하고, 보험계약 유지율을 높이기 위해 ‘유지관리 수수료’를 도입하는 것이 핵심이다. 2027~2028년에는 4년 분급을 먼저 시행하고 2029년부터 완전히 7년 분급을 시행한다.
또 개별 상품의 판매수수료율 등을 소비자가 비교할 수 있도록 판매수수료 정보를 비교·공시하기로 했다. 선지급 수수료 비중과 유지관리 수수료 비중 등도 세분화하여 공개한다. 이미 상품별 비교설명이 의무화돼 있는 500인 이상 대형 GA에 대해서는 설계사가 비교설명 시 상품별 판매수수료의 등급과 순위를 설명하도록 했다. 각 단계는 매우 높음(유사상품 평균 130% 이상), 높음(110~130%), 평균(90~110%), 낮음(70~90%), 매우 낮음(70% 이하)으로 나뉜다.
GA는 금융당국의 보험 판매수수료 개편을 통한 보험 유지관리 실효성 제고라는 목표에 공감하고 있다. 그러나 판매수수료 7년 분급 제도를 확정하면 단기 수입에 의존해 온 보험설계사의 소득이 현저히 감소해 생계를 위협받는다고 우려했다. 이 때문에 설계사가 업계를 이탈하면 오히려 보험계약 유지가 어려워져 유지율이 하락하는 등 소비자의 피해로 돌아올 수 있다고 주장한다.
우선 4년 분급을 2028년까지 단계적으로 시행하는 것은 당국과 업계가 합의한 사항이나 유지관리수수료율이 GA업계가 기대한 것에 못 미친다는 지적도 있다. 당국은 7년 분급 총액과 유사하게 4년 분급 유지관리수수료율을 상향 조정하겠다고 했으나 현재 4년 분급 유지관리수수료율은 1.2%, 7년 분급은 0.8% 수준으로 제시됐다. 수수료율 총액으로 따지면 7년 분급일 때는 2500% 정도를 받지만 4년 분급은 2210%로 약 300% 차이가 난다고 GA 업계는 보고 있다.
수수료 비교 공시에 대해서도 금융당국이 해결하고자 했던 근본 문제 해결과는 거리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금융당국이 수수료 공시를 강화한 것은 모회사가 있는 자회사형 GA가 해당 회사의 상품을 과도하게 많이 판매하는 일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GA업계는 이 같은 구조를 해결하려면 수수료 공개보다는 ‘방카슈랑스’처럼 한 회사의 상품을 일정 비율 이상 판매하지 못하는 규제가 오히려 해결책이라고 목소리를 내고 있다. GA업계 관계자는 “지금 내실화 방안으로 나온 내용이 전혀 의미가 없어질 수도 있다”며 “시스템을 정비해나가는 과정에서 계속 목소리를 낼 것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