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태미 브루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미국의 이란 핵시설 공습이 북한이 어떤 교훈을 주느냐’는 질문에 대해 “북한은 자기들의 핵 프로그램을 보유하고 있으며 우리는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에 여전히 전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만약 북한 핵 문제가 대화를 통해 해결될 수 없다면 난 이 시점에 (그런) 가정에 대해 추측하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다만 북한에 대화 제의를 했느냐는 추가 질문에도 “언급하지 않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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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친이란 국가인 북한은 이미 이스라엘을 비난하고 미국의 개입이 ‘주권 침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지난 19일엔 북한 외무성 명의로 ‘중동에 새로운 전란을 몰아온 침략 세력들은 국제평화를 파괴한 책임을 면치 못할 것이다’라는 담화를 냈고, 이어 미드나잇해머 작전이 벌어진 후인 23일에는 외무성 대변인이 조선중앙통신과의 문답 형태로 “주권존중과 내정 불간섭을 기본원칙으로 하는 유엔 헌장과 기타 국제법 규범들을 엄중히 위반하고 주권국가의 영토 완정과 안전 이익을 난폭하게 유린한 미국의 대(對)이란 공격행위를 강력히 규탄한다”라고 밝혔다. 다만 북한은 이같은 행보 속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이름이나 ‘트럼프 행정부’ 등의 언급은 하지 않는 모습이다. 여전히 북미대화를 염두에 두고 수위조절을 한 것이다.
북한의 복잡한 심경은 노동당 전원회의 결과에서도 드러난다. 전날 북한은 상반기 결산을 위해 지난 21~23일 개최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12차 전원회의 결과를 공개하면서 극도로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에 따르면 이번 전원회의에서는 올해 상반기에 정치, 경제, 문화, 과학, 교육, 국방 등의 성과와 각급 당 조직들의 사업에 대한 보고가 진행됐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회의를 직접 주재하고 ‘중요 연설’도 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김 위원장의 연설 전문은커녕 요약 내용에 대해서도 언급되지 않았다. 이번 회의는 지난 1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취임과 지난 4일 이재명 대통령의 취임 이후 처음 열리는 것이라 어떤 대남, 대미 기조가 담길지 주목받은 바 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현재 대외 환경을 관망하며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며 “불필요한 외부 긴장 고조를 피하고, 북러 동맹관리에 주력하면서 내부 목표 달성에 보다 집중하려는 전략적 선택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다만 이번 이스라엘-이란 사태가 결국 북한에는 고립과 북러, 북중 밀착을 가져올 것이란 분석이 힘을 얻는다. 양무진 북한대학원 대학교 총장은 “이란 핵시설 공격을 볼 때 언제라도 불시에 북한 핵시설 공습 등 가능성, 핵을 포기한 우크라이나 사례, 핵을 개발하려다 공격을 받는 이란 사례 등을 감안할 때 핵 포기 불가 유인 증대할 것”이라며 “이는 이재명 정부 대북정책에도 장애를 조성할 가능성이 큰 만큼, 전쟁반대, 긴장완화, 평화정착을 위한 일관된 대북 메시지를 전달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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