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동진 현대자동차 로보틱스랩장 상무는 17일 제주 롯데호텔에서 열린 ‘2025 한경협 CEO 제주하계포럼’ 강연에서 로봇 사업의 지향점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현대차는 자동차 외에 첫 출시하는 산업용 착용 로봇 ‘엑스블 숄더’를 이달부터 국내에 양산해 공급한다. 그는 “로보틱스는 단순한 하드웨어 제조업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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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상무는 이날 ‘사람을 위한 공간과 인터랙티브 기술, 로보틱스’를 주제로 강연했다. 그는 “(로봇은)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서비스 솔루션 결합이 핵심”이라며 “현장에 적용 가능한 제품을 만들어내야 하고 품질관리, 유지보수, AS까지 고려한 설계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엑스블 숄더는 현대차·기아 로보틱스랩의 자체 기술로 개발한 산업용 착용 로봇이다. 어깨와 팔꿈치 근력을 보조해 팔을 위로 올려 작업해야 하는 현장에 특화된 제품이다. 근골격계 질환도 예방한다. 현대차는 지난달부터 ‘엑스블 숄더’를 자사 공장에 공급하고 있다. 그는 “내년에 해외로 판매될 로보틱스랩의 첫 제품”이라며 “첫 제품이라는 건 그다음부터 계속 제품과 소프트웨어, 서비스가 나온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현 상무는 제약 없이 누구나 사용하기 편리한 로봇을 강조했다. 현재 전기차 충전기는 10㎏이 넘는 탓에 비가 오거나 바람이 불면 여성·고령·장애인 등이 사용하기 어렵다. 현 상무는 “전기차 충전 로봇을 통해 자동차에 앉아서 앱으로 차를 충전할 수 있는 시대가 올 것”이라며 “전기차뿐 아니라 수소 충전까지도 병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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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는 접근성을 기반으로 인공지능(AI) 중 현장에서 유용한 ‘임베디드 AI’에 집중하고 있다. 임베디드 AI는 인터넷이 끊겨도 작동하고 실제 현장에서 즉시 반응한다. 고도화된 센서, 반응속도, 저전력 기반 AI로 산업적 실효성과 사업화 가능성을 동시에 추구할 수 있다. 자율주행 서비스도 단순 이동 수단이 아닌 사용자 맞춤형 자동화 이동 서비스를 지향한다.
현대차는 직접 개발한 소형 모빌리티 로봇 ‘모베드(MobED)’의 두 번째 양산 제품을 오는 12월 출시할 예정이다. 삼성SDI의 21700 원통형 배터리가 탑재된 협력 제품으로 관련 서비스도 개발 중이다. 모베드는 납작한 직육면체 모양의 보디에 기능성 바퀴 4개가 달린 소형 모빌리티 플랫폼이다. 불규칙한 노면이나 장애물이 있는 곳에서도 안정적으로 빠르게 주행할 수 있다.
현 상무는 “실제로 기술은 서비스를 구현할 수 있는 수준까지 왔다”며 “문제는 그런 기술들을 어떻게 살만한 가격으로 고객에게 제공하는지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쓸 만한 기술이 살만한 가격으로 다가올 날이 머지않았다는 것을 확실하게 말할 수 있다. 현대차 로보틱스랩이 이를 앞당기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