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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 전 학교 졸업앨범에 실린 사진으로, 이날 경찰이 공개한 ‘머그샷’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졸업앨범 속 ‘명재완 선생님’은 정돈된 단발머리에 인자한 미소를 띠고 있었다. 하지만 머그샷 속 명재완은 헝클어진 머리에 텅 빈 눈빛, 초췌한 얼굴을 하고 있다. 특히 모자이크 처리했지만 목에 남은 특정 흔적이 비참함을 더한다.
이를 본 누리꾼들은 “대체 10년 동안 무슨 일이 있었던 거냐”, “저땐 표정만 봐도 멀쩡했을 것 같다”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명재완은 지난달 10일 오후 5시 50분께 자신이 교사로 일하는 대전 서구의 한 초등학교에서 하늘 양을 흉기로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이날 명재완을 검찰에 송치한 경찰은 그의 범행에 대해 가정불화, 직장 생활과 자기에 대한 불만으로 쌓인 분노, 스트레스가 외부로 표출된 것이라는 조사 결과를 내놨다.
경찰은 스스로 목숨을 끊는 방법을 찾던 명재완이 범행 3~7일 전부터 다른 사람에게 위해를 가했다고 판단했다.
명재완은 인터넷에서 흉기 또는 살인 기사 등을 검색하기도 했다.
경찰은 명재완이 분노 표출 대상으로 약한 상대를 골랐을 수도 있다고 했다.
범행 직후 명재완은 “어떤 아이든 상관없다. 같이 죽을 생각이었다”며 “돌봄교실에서 맨 마지막에 가는 아이에게 책을 준다고 시청각실에 들어오게 해 흉기를 휘둘렀다”고 진술한 바 있다.
경찰은 “7년간 앓아왔던 우울증과 범행은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며 “전문의 말에 의하면 우울증은 이런 식의 살인 형태로 나타나진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2018년부터 우울증 치료를 받은 명재완은 지난해 12월 9일 질병 휴직을 냈다가 돌연 휴직을 중단하고 지난해 말 조기 복직한 것으로 전해졌다.
명재완은 경찰에 “복직 후 3일 만에 짜증이 났다. 교감이 수업에 들어가지 못하게 했다”고 진술하기도 했다.
또 범행 며칠 전부터 컴퓨터를 부수고 동료 교사를 폭행하고 위험한 도구를 소리를 내는가 하면 불러도 대답하지 않는 등 위협적이거나 불안정해 보이는 행동을 거듭한 것으로 파악됐다.
범행 후 자해를 시도한 명재완이 정맥 봉합 수술을 받고 20여 일 입원하면서 한동안 수사가 진행되지 못하기도 했다.
명재완은 경찰 조사 중 피해자와 유가족에게 사과와 반성 의미를 담은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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