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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 스칼라 극장은 지난 12일(현지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정명훈을 현재 음악감독인 지휘자 리카르도 샤이의 뒤를 이을 차기 음악감독으로 선임했다고 발표했다. 임기는 2027년부터 3년간이다.
라 스칼라 극장은 1778년 이탈리아 밀라노에 설립된 오페라 극장이다. 베르디 ‘나부코’(1842), 푸치니 ‘나비부인’(1904) 등을 초연한 유서 깊은 오페라 극장이다. 그동안 아르투로 토스카니니, 클라우디오 아바도, 리카르도 무티 등 거장들이 음악감독을 맡아왔다.
정명훈은 1989년 이래 라 스칼라 오케스트라와 합창단을 정기적으로 지휘하며 오랜 기간 협력해 왔다. 9개의 오페라를 지휘해 84회 공연하고 141회 콘서트를 가졌다. 역대 음악감독들을 제외하면 라 스칼라 극장을 가장 많이 지휘한 이가 정명훈이다.
정명훈은 “어떤 오케스트라는 몇 번을 같이 해야 잘 맞는데 라 스칼라 극장은 1989년 처음 만났을 때부터 놀라울 정도로 잘 맞았다”며 “나이도 어느 정도 들어서 이제는 음악감독 제안을 받으면 ‘너무 늦었다’(too late)고 말하지만 라 스칼라 극장은 거절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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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훈은 다음 달 개관하는 부산콘서트홀과 2027년 하반기 개관 예정인 부산오페라하우스를 총괄하는 클래식부산의 음악감독도 맡고 있다. 라 스칼라 극장과의 시너지도 기대된다. 정명훈은 “부산오페라하우스 개막공연은 라 스칼라 극장의 베르디 오페라 ‘오텔로’가 될 것”이라며 “부산에선 클래식의 저변을 넓힐 씨앗을 심는 일에 집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라 스칼라 극장에서 주력할 프로그램도 베르디다. 그는 “오페라 작곡가 중 가장 사랑하는 이가 베르디”라며면서“베르디 오페라를 더 잘하고 깊이 파고들기 위해 계속 공부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계약 조건을 묻는 질문에는 “돈과 관련된 부분은 신경쓰지 않는다”며 “이제는 마음에서 음악이 우러나게 하는 좋은 사람들과 함께 음악을 하고 싶다”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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