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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인]실리콘밸리 '솔로 GP' 급증…국내는 극초기 투자 위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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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재민 기자I 2025.05.30 19:32:15

자금 마른 초기 벤처 시장, 구조적 변화 필요
엔젤투자 위축…''솔로 GP'' 같은 대안 모델 주목받아
적은 인력과 낮은 고정비 구조…집중 투자 가능

[이데일리 마켓in 송재민 기자] 국내 극초기 벤처 투자 시장은 자금 경색으로 말라가는 가운데 미국 실리콘밸리에서는 민첩하고 효율적인 투자 구조로 주목받는 ‘솔로 GP’ 모델이 빠르게 확산하며 극초기 기업들의 든든한 자금줄로 떠오르고 있다. 글로벌 자본 시장이 유연성과 효율성을 중시하는 흐름을 보이는 가운데 전통적인 벤처캐피탈 구조보다 더 빠르고 개인화된 방식이 뜨고 있는 것이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사진=AFP/연합뉴스)
30일 벤처 전문 리서치 기관이 발표한 ‘The Solo GP Landscape 2025’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만 해도 미국의 신규 펀드 운용사 중 솔로 GP의 비중은 극소수에 불과했지만, 2024년에는 신규 펀드의 절반 이상이 솔로 GP 형태로 설립된 것으로 나타났다.

펀드 규모가 전반적으로 축소되고, 운용 효율성과 투자 기준의 명확성이 중시되는 최근 투자 환경 변화가 주요한 배경이다. 적은 인력과 낮은 고정비 구조를 기반으로 한 솔로 GP 모델은 전통적인 VC 구조보다 더 빠르고 집중적인 투자가 가능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한 해당 보고서에서는 솔로 GP 형태의 장점으로 △신속한 의사결정 △적극적인 포트폴리오 기업 참여 △위험도 높은 아이디어에도 투자 용이 등을 꼽고 있다. 일반적으로 기존 VC에 비해 적은 자본을 운용하기 때문에 초기 단계 투자에 더 집중하고, 기관 VC가 간과하기 쉬운 위험도가 높고 파격적인 아이디어에도 기꺼이 투자한다는 의미다.

반면 국내 벤처 생태계는 정반대의 흐름을 보이고 있다. 국내에선 개인 기반 극초기 투자의 핵심축인 엔젤투자마저 위축되는 양상이다. 솔로 GP는 외부 자본을 운용하는 펀드매니저에 가깝고, 엔젤투자자는 자신의 자산으로 투자한다는 점에서 분명한 차이가 있다. 그러나 이들이 공통적으로 극초기 기업을 대상으로 한다는 점, 그리고 최근 그 기반이 흔들리고 있다는 점에서 동일한 문제의식을 공유한다.

엔젤투자지원센터에 따르면 개인회원 수는 2019년 2만 명에서 2023년 3만 명으로 증가했지만, 개인투자조합(엔젤펀드)의 성장세는 둔화되고 있다. 투자 의향은 늘고 있으나 실제 시장 자금 유입으로 이어지지 않는 구조적 한계가 드러난 셈이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흐름에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스타트업 초기 성장을 위한 자금 접근성이 낮아질 경우, 유망 기업들이 성장 동력을 잃을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국내 극초기 투자 환경의 회복을 위해 새로운 투자 구조 도입과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소규모 개인 투자자들이 단순한 자본 제공자를 넘어 독립적인 투자 주체로 성장할 수 있도록, 정부 차원의 정책 지원과 교육, 그리고 규제 개선이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벤처업계 한 관계자는 “미국의 솔로 GP처럼 개인 중심의 전문화된 투자자가 더 많이 등장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된다면, 침체된 초기 투자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 것”이라며 “아직까지 국내 생태계에서는 기틀이 마련되기 어려운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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