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4월 글로벌 LFP 양극재 사용량은 전년 동기 대비 78.2% 급증한 37만7400톤(t)을 기록했다. 전체 양극재 적재량 중 LFP가 차지하는 비중은 56.2%로 처음으로 과반을 넘어섰다. LFP 시장 점유율 1~4위 모두 중국 업체가 차지하며 지배력을 공고히 했다.
최근 중저가 전기차 시장 확대는 LFP 양극재 수요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LFP는 에너지 밀도는 낮지만 가격이 저렴하고 열 안정성이 뛰어나 화재 위험이 낮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가격 민감도가 높은 중국 내수 시장과 동남아, 남미 등 신흥국 시장을 중심으로 채택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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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프로비엠(247540)도 뒤를 잇고 있다. 에코프로비엠은 연산 3000t 규모의 LFP 파일럿 라인을 구축하고 이르면 올해 2분기부터 수백t 규모의 샘플 제품을 국내외 고객사에 공급할 계획이다. 회사 측은 고객 반응을 바탕으로 향후 양산 전환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반면 포스코퓨처엠은 LFP 시장 진입에 신중한 입장이다. 포스코퓨처엠(003670) 관계자는 지난 10일 전남 광양 전구체 공장 준공식에서 “LFP 사업에 대해 검토하고 있다”고만 답하며 구체적 진출 계획은 밝히지 않았다. 다만 ‘고밀도 LFP 추진반’을 운영해 중국과 차별화한 LFP 사업 진출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포스코퓨처엠은 우선 LFP보다 에너지 밀도가 높은 LMR 양극재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포스코퓨처엠은 연내 LMR 양산 기술을 확보한다는 목표다. LMR이 LFP보다 에너지 밀도가 33% 이상 높고 가격 경쟁력이 있어 중저가 시장에서 충분히 대안이 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LMR은 니켈 함량이 낮아 원재료 비용을 낮추면서도 에너지 효율을 높일 수 있는 차세대 양극재로 꼽힌다. 최근 LG에너지솔루션과 미국 완성차 업체인 제너럴모터스(GM)가 2028년 LMR 배터리 상용화 계획을 밝히면서 LFP 대항마로 급부상하고 있다.
LG화학(051910)은 LFP와 LMR 개발을 병행하는 ‘투트랙 전략’을 택했다. 충북 청주공장 내 LFP 파일럿 라인을 가동 중이며 LMR 양극재 연구개발(R&D)을 마치고 고객사와 공급 협의를 진행 중이다. LG화학은 북미 등 프리미엄 시장에서는 LMR을, 아시아 등 저가 시장에서는 LFP를 투입하는 시장 맞춤형 전략을 구사할 것으로 전망된다.
노우호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성숙 국면에 진입한 전기차 시장은 과거와 유사한 고성장을 기대하기 어렵고 가격 경쟁력 기반의 중국 LFP 배터리 우위 국면이 지속할 가능성이 있다”며 “이에 저가형 제품 양산 능력 확보가 필수”라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