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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대행 체제 믿음 흔들리면 국제사회 신뢰 무너져”
총리실 고위관계자는 24일 기자들과 만나 야당의 한 대행 탄핵 추진에 대해 “(한 대행) 체제에 대한 믿음이 흔들리고 신뢰를 잃게 되면 국제 사회가 갖고 있는 우리에 대한 신뢰가 무너질 거라고 생각한다”며 “결국은 대외 신인도(저하)로 나타나게 될 것이고 그것은 우리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한 민주당의 말씀(탄핵 추진)에 대해선 정부의 한 사람으로서 대단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야당이) 조금 더 심사숙고해 주실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탄핵소추에 대한 대응 방안이 있느냐는 질문에 이 관계자는 “지금은 그것에 대해서 검토할 단계도 아니고 그것에 대해 말씀할 단계도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지난 12일 국회를 통과한 쌍특검법은 지난주 정부로 이송됐지만 한 대행은 이날 국무회의를 포함해 일주일째 국무회의 심의를 미루고 있다. 야당의 특별검사 추천권 독점 등 위헌·위법적인 요소가 있다는 게 정부·여당 판단이다. 쌍특검법의 공포·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 시한은 다음 달 1일이다.
한 대행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특검법 처리나 헌법재판소 재판관 임명처럼 법리 해석과 정치적 견해가 충돌하는 현안을 현명하게 처리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여야가 머리를 맞대야 한다”며 “ 국회가 헌법과 법률에 부합하는 해법을 마련해주실 것을 간절히 기대하고 있으며 또 그렇게 해주실 거라고 굳게 믿고 있다”고 했다. 특검이나 헌법재판관 임명 문제를 두고 여야가 합의안을 만들어오기 전까진 결정을 미루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한 대행은 “수사를 하는 쪽과 받는 쪽이 모두 공평하다고 수긍할 수 있는 법의 틀을 만들어내기 위해 여야가 각고의 노력을 하지 않으면 대한민국 내부에 지금보다 한층 심한 불신과 증오가 자라날 위험이 크다”고도 말했다. 이에 총리실 고위관계자는 “(헌법)재판관과 검사(특검)가 같은 쪽에서 추천돼서 넘어왔다는 것도 조금 내포된 것이 아닌가”라고 부연했다.
◇韓대행, 국회에 공 넘겼지만 합의 난망
야당은 한 대행이 쌍특검법 공포를 미루는 것에 강하게 반발하며 ‘실력 행사’를 예고했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내란 수사가 어떻게 타협의 대상이 될 수 있느냐”며 “민주당은 내란 대행 한덕수 총리에 대한 탄핵 절차를 바로 개시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 등은 이르면 이날 탄핵소추안을 발의해 26일 국회 본회의 보고를 거쳐 27일 표결에 부칠 것으로 전망된다. 헌정사에서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사례는 노무현·박근혜 전 대통령에 이어 윤석열 대통령까지 세 차례 있었으나, 권한대행까지 탄핵된 적은 지금껏 한 번도 없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야당의 이 같은 움직임에 “대통령 권한대행의 정당한 권한 행사를 놓고 이래라저래라 간섭하고 말을 듣지 않으면 탄핵하겠다고 시도 때도 없이 협박하는 민주당의 겁박 정치가 극에 달했다”며 “조폭과 다름없는 행태”라고 비판했다.
이런 상황에서 한 대행 발언대로 26일 출범하는 여야정 협의체에서 특검 등에 대한 정치적 해법을 찾는 건 난망하다. 특히 야당은 여야정 협의체는 민생 법안을 다뤄야지 특검 등에 대한 결정을 회피하는 수단으로 이용해선 안된다고 주장한다. 이에 총리실 고위관계자는 “민주주의라는 것이 다수에 의해서 결정이 되지만 그 다수의 의견과 소수의 의견이 너무나도 첨예하게 대립이 되고 있기 때문에 이것을 정부가 행정적인 잣대만 가지고 판단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