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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사람들이 이제 나와 연락을 많이 끊는다”며 “변호사도 구하기 어렵다”고 재판부에 토로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부인도”라고 언급하면서 김건희 여사 역시 변호사를 구하기 어려워 전방위 수사에 대한 방어권 행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취지로 말했다.
윤 전 대통령은 특검의 구속영장 청구에 대해서도 “정치적인 수사를 하는 건 이해하지만, 그래도 이건 너무 심하지 않느냐”고 불만을 드러냈다. 지난 1월 구속됐다가 3월 법원의 결정으로 석방된 지 불과 4개월 만에 특검이 다시 구속영장을 청구한 데 대해 강한 유감을 표시한 것이다.
특검 측은 이날 심사에서 “전직 대통령의 지위에 있는 윤 전 대통령이 증인과 참고인에 대해 권력을 행사해 진술을 회유할 수 있다”며 증거인멸 우려를 강조했다. 이에 대해 윤 전 대통령은 “완전히 고립무원 상태”라며, “오히려 다 불리한 진술을 하고 있는데, 무슨 소리냐. 나는 혼자 싸워야 한다”고 반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전 대통령은 또 최후진술 말미에 “민주주의를 후퇴시키기 위한 것이 아니라 야당의 입법 폭거에 대한 경고용 계엄”는 주장을 거듭 강조했다.
그러나 법원은 윤 전 대통령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날 심리를 맡은 남세진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전날 오전 2시15분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다”며 윤 전 대통령의 구속영장을 발부했고, 윤 전 대통령은 구속취소로 석방된 지 약 4달 만에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에 다시 수감됐다.
윤 전 대통령은 10일 오후 변호인 접견과 저녁 식사를 마친 뒤 입소 절차를 거쳐 일반 수용동 2평대 독방에 들어갔다. 그는 수용번호를 발부받은 뒤 키와 몸무게 등을 확인하는 신체검사를 받고, 카키색의 미결수용자복으로 갈아입고 ‘머그샷’을 찍는 절차를 거친 것으로 전해졌다.
윤 전 대통령이 수감된 독방은 역대 대통령들이 구금됐던 3평대 구치소보다도 좁은 곳이다. 구치소 과밀 수용 문제가 심각한 데 따른 불가피한 조치로 보인다. 과거 박근혜 전 대통령은 약 3.04평의 독방에서 지냈고, 이명박 전 대통령은 3.95평의 독방에 수용됐다.
윤 전 대통령이 수감된 일반 수용동 방에는 에어컨 없이 선풍기만 제공된다. 화재 예방을 위해 50분간 작동한 뒤 10분간은 꺼진다. 방 내부에는 관물대, TV, 책상 겸 밥상, 식기, 변기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TV는 KBS1, SBS, MBC, EBS1 등 4개 채널의 녹화방송과 일부 시간대 생방송을 시청할 수 있다. 침대는 별도로 없고 이불이 제공된다.
한편 11일 오후 2시 내란 특검의 소환 조사를 앞두고 윤 전 대통령 측은 내부 논의를 거쳐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윤 전 대통령이 불출석할 경우 조사를 위한 대응 방안 등을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