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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니 태극기’는 고종(1863~1907)이 미국인 오웬 데니(1838~1900)에게 하사한 태극기로 2021년 보물로 지정됐다. 데니는 1886년부터 조선 정부의 외교 고문으로 부임해 4년 동안 고종 곁에서 외교, 법률, 경제 분야 정책을 입안하고 조선의 주권을 주장한 외교관이다.
데니는 1890년 미국으로 돌아갔는데, 이때 고종이 이 태극기를 데니에게 하사한 것으로 전해진다. ‘데니 태극기’는 현재 남은 옛 태극기 중 크기가 가장 크며 초창기 태극기의 형태를 알 수 있는 중요한 자료다. 1981년 후손 윌리엄 랠스턴이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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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중앙박물관은 ‘데니 태극기’를 총 108억 픽셀 규모의 초고해상도 스캔해 실밥 하나, 직물의 조직, 미세한 색바램까지도 사실적으로 복원했다. 국립중앙박물관이 발표한 ‘문화유산 디지털 애셋 표준 가이드라인 2024’을 통해 구축한 디지털 애셋을 바탕으로 제작을 진행했다.
색채 복원 과정을 통해 원본의 색감과 채도를 최대한 정확하게 구현했다. 직물의 광반사·표면 질감·굴곡·반투명성 등 실제 물성에 기반한 시각 요소를 살리도록 렌더링했다. 직물 시뮬레이션(Cloth Simulation)으로 사실적인 움직임을 살리고, 빛의 변화로 단일 평면 이미지가 아닌 공간적 깊이와 동세를 지닌 실감 콘텐츠로 구현했다.
특히 신세계스퀘어는 시점에 따라 입체적으로 보이도록 설계된 아나모픽 일루전(Anamorphic Illusion) 기법을 적용해 초대형 ‘데니 태극기’가 명동 하늘에 펄럭이는 듯한 시각적 효과를 만들어낸다.
김재홍 국립중앙박물관장은 “‘데니 태극기’가 갖는 역사적인 의미와 이야기를 디지털로 생생하게 풀어낸 콘텐츠는 국립중앙박물관이 지속해온 우리 문화유산 데이터 구축과 활용의 또 하나의 사례”라며 “앞으로도 신기술과 융합한 콘텐츠를 제작하여 ‘K뮤지엄’의 위상을 강화해 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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