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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즈 사러 서점 간다…출판계 굿즈 열풍

김미경 기자I 2025.04.02 12:10:00

굿즈 도서 판매 평균 객단가 높여
독자 흥미 끌어 굿즈시장 성장세
새 독자 유입, 일각선 비용 전가 우려도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책에 대한 관심을 높이려 등장한 ‘굿즈’(goods·기획 사은품)가 출판계 ‘효자’로 각광받고 있다. 이제 “굿즈를 받기 위해 책을 산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굿즈, 독서 문화 확장하는 매개 역할

1일 교보문고에 따르면 한동안 판매가 부진했던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의 저서 ‘국민이 먼저입니다’(메디치미이어)는 지난달 28일 실시간 베스트셀러 1위에 재등극했다. 지난 2월 26일 책이 출간된지 한 달 여만이다. 한 전 대표의 사인이 담긴 머그컵을 굿즈로 내놓자, 지지층에서 책을 다시 구매하기 시작하면서 판매량이 급증한 것으로 분석된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친필 사인 머그컵
출판사들은 굿즈에 적극적인 모습이다. 민음사, 문학동네 등 멤버십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대형 출판사들은 연 회비를 낸 회원들에게만 한정판 굿즈를 제공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또 사계절출판사는 강상중 교수의 책 ‘나를 지키며 일하는 법’을 펴내면서 굿즈 상품으로 때타올과 구급함을 내놨다. 본문에서 착안안 제품들이다. 은행나무출판사는 ‘마이크로 인문학’ 시리즈를 출간하면서 틴케이스(정리함)를 제작했다. 독자들이 인상적인 문장이나 키워드를 적을 수 있다.

최근 들어선 단순한 사은품 개념을 넘어 편집숍, 미술관, 박물관 등과의 협업을 통해 굿즈의 영역이 계속 확장하는 추세다. 교보문고는 지난 2015년 서점업계 최초로 매장에 브랜드향(香)을 도입한 뒤 ‘책향’(The Scent of Page)을 출시했다. 디퓨저·룸스프레이·차량용 방향제·종이 방향제 등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며 누적 판매 130만 개를 돌파했다.

알라딘은 2019년부터 굿즈 판매에 뛰어들었다. 독서대, 책갈피, 문진 등 독서용품을 판매 중이다. 예스24도 2018년부터 자체 굿즈를 기획·제작하는 ‘상품기획 파트’를 신설했다. 책꾸(책 꾸미기) 트렌드를 반영해 예스24가 한 해 평균 제작하는 굿즈는 약 96종, 제작 수량만 65만여 개에 달한다.

‘독서 굿즈’의 인기는 자신의 취향을 드러내고 지인들과 적극 공유하는 Z세대의 소비 성향과 맥이 닿아있다. 지난해 말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이 촉발한 ‘텍스트 힙’(독서는 힙하다) 열풍과 맞물려 MZ세대를 중심으로 독서 굿즈 수요가 크게 늘었다는 평가다.

2020년 전체 책 구매자의 16.2%에 불과했던 10·20대 비중은 올 들어 29.5%로 2배 가까이 늘었다. 특히 19세 이하 책 구매자는 2020년 0.6%에서 2025년 3.6%로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였다.

서점과 출판사들은 굿즈 판매를 통해 객단가(고객 한 명당 평균 구매액)를 끌어올릴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시각이다. 예스24에 따르면 굿즈를 구매한 독자의 객단가는 굿즈를 사지 않는 독자보다 약 2배 높다. 서점에서 책 1권만 사려던 독자들도 굿즈로 인해 추가 구매를 한다는 것이다.

출판계 관계자는 “독서 굿즈는 책을 소유하는 것을 넘어 독자의 독서 경험을 다채롭게 만든다. 독서 문화를 확장하는 매개 역할을 한다”며 “굿즈 문화는 더 활성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출판계의 다른 관계자는 “굿즈 경쟁 심화로 출판사의 마케팅 비용이 올라가면 그 부담이 소비자에게 전가된다”면서 “장기적으로는 책값을 올리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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