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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승헌 맥킨지앤드컴퍼니 한국오피스 대표는 “큰 산 넘어야 하는데, 날은 저물고(지난 20년 저성장) 큰 바위(규제)가 가로막은 형국”이라며 “간판 기업들의 부진뿐 아니라 벤처기업에 투자되는 자본·인력·혁신도 지지부진하고, 서비스업, 자영업, 중소기업도 낮은 노동생산성으로 부가가치를 만들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저성장의 원인으로 기업가정신이 발휘되기 어려운 경직된 환경을 꼽았다. 송 대표는 “대내외 환경 변화에 신축적으로 대응해야 하는 시대이지만 현행 규제는 지나치게 일률적이고 유연성이 떨어진다”며 “한 번 만들어진 규제는 대부분 강화되기만 하고, 기업들이 변화에 맞춰 전략을 조정하기 어렵다 보니 결국 실적 부진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송 대표는 새로운 성장을 만들기 위해서는 이제 규제 실패를 인정하고, 가장 큰 걸림돌(Big Rock)을 먼저 치워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수백 가지 규제를 하나씩 손보는 것도 중요하지만 자본시장 규제, 노동규제, 벤처투자 규제처럼 핵심 규제부터 집중적으로 해결해 나가야 한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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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토론자로 나선 최해옥 연구위원은 리스크 기반 규제와 AI 샌드박스를 주장했다. 그는 “전기차 배터리의 경우 전주기적 리스크를 고려한 규제 설계가 필요하고, 민간 인증과 학계 평가를 연계한 체계가 요구된다”며 “AI와 같은 첨단 신산업 규제를 설계할 때 단일 법률이 아닌 유기적인 시스템으로 접근해 기술친화적이고 신뢰 가능한 유연한 규제체계를 수립하고 개인정보에 대해서도 얼마나 완화해야 할지에 대한 실험실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규제혁신 체계에 대한 제안도 이어졌다. 이정희 중앙대 교수는 △AI 규제 지도로 소극행정 완화 △규제 혁신의 공수 전환(공무원이 규제 유지 당위성 입증) △범부처적 규제 개선 △샌드박스 데이터 쌓이면 선제적인 법령 정비 △의원 입법에 대한 규제영향평가 도입 등을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