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 연구는 미국, 유럽, 아시아 연구기관이 공동으로 진행한 지역 에어로졸 모델 상호비교 프로젝트(RAMIP) 데이터를 바탕으로 2015년부터 2049년까지 주요 기후 모델을 시뮬레이션 한 결과다.
연구에 따르면 중국은 2010년부터 강력한 대기질 개선 정책을 시행, 황산화물(SO₂) 배출량을 약 75% 줄이는 데 성공했다. 황산화물은 대표적인 대기오염 물질이자 태양빛을 반사해 지구를 냉각시키는 황산염 에어로졸의 전구 물질이다.
에어로졸은 건강에는 해롭지만 구름 형성 과정에서 태양에너지를 반사하거나 흡수, 지표면의 온도를 낮추는 역할을 해 왔다. 연구진은 이런 냉각 효과가 줄어든 것이 최근 동아시아와 전 세계의 온난화 심화에 영향을 줬다고 분석했다.
연구진은 2010년 이후 에어로졸 배출 감소로 인해 이미 10년간 섭씨 0.05도의 온난화가 발생했으며, 전 세계적으로는 0.07도의 평균 기온이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에어로졸이 줄어들면서 동아시아와 세계 전역의 온난화가 심화되고 있으며 향후 더 극심한 폭염, 몬순(계절풍) 패턴 변화, 농업 시스템 혼란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연구진은 경고했다.
연구 공동 저자인 로버트 앨런 미국 캘리포니아대 리버사이드 캠퍼스 기후학과 교수는 “대기오염을 줄이면 건강에 분명한 이점이 있지만, 이산화탄소를 줄이지 않는다면 기후변화에 대한 일종의 보호막이 사라지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는 대기 질을 개선하고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기 위한 노력을 병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에어로졸은 대기 중에 머무는 시간이 약 일주일로 짧기 때문에 이로 인한 급격한 온도 상승은 일시적일 수 있으며, 결국 장기적인 기후 변화는 이산화탄소와 메탄의 영향을 받는다고 짚었다.
이번 연구의 주저자인 뵈른 샘셋 노르웨이 국제기후환경연구센터 수석 연구원은 “우리 연구는 최근 지구 온난화 속도의 급격한 증가에 주목했으며, 이는 우려할 만하지만 여전히 이산화탄소와 메탄으로 인한 장기적인 온난화에 비하면 작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연구진은 향후 남아시아, 아프리카, 북미 등 다른 지역에서도 에어로졸 배출이 감소할 것으로 보고, 이에 따른 기후 변화 양상을 추가로 분석할 계획이다.
앨런 교수는 “공기질 개선은 공중 보건 차원에서 반드시 필요합니다. 하지만 기후변화라는 최악의 영향을 막기 위해선 이산화탄소와 메탄 감축이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