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세우 교수는 대장내시경을 통해 협착 부위에 스텐트를 설치하고자 했으나 심한 협착으로 인해 접근이 불가능한 상태였다. 또한 환자의 몸상태가 좋지 않아 수술도 어려웠다.
이에 박 교수는 대장의 말단 부분인 S상결장(구불결장)과 소장의 말단 부분인 회장을 연결해 음식물과 소화액 등이 지나갈 수 있는 우회로를 만들기로 했다. 그는 먼저 결장에서 회장으로 초음파내시경을 이용해 세침으로 천자 후 유도선을 삽입했다. 이후 유도선을 따라 전류를 가하면서 천자와 삽입이 동시에 가능한 내강밀착형 스텐트(lumen apposing metal stent)를 삽입해 새로운 우회로를 만들었다. 자칫 천공으로 장 속 내용물이 유출되면 복막염으로 환자의 생명이 위험할 수 있기 때문에 매우 정밀하게 스텐트를 설치해야 하는 고난도 시술이었다.
박 교수는 성공적으로 시술을 마쳤고 이 씨는 막혔던 내용물이 원활히 순환되며 구토와 통증이 사라졌고 부작용도 발생하지 않았다.
이번 고난도 시술 결과는 ‘복막 암종증을 동반한 소장 폐쇄에 대한 새로운 내강밀착형 금속 스텐트를 사용한 초음파내시경 유도하 회장결장연결술 (Endoscopic ultrasound-guided ileocolostomy using a novel lumen-apposing metal stent for small-bowel obstruction with peritoneal carcinomatosis)’이라는 제목으로 내시경분야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SCIE급 국제저널인 ‘Endoscopy’ 최신호에 게재됐다.
박 교수는 이후에도 2명의 소장 폐쇄 환자에게 보다 발전된 기법의 초음파내시경 유도하 회장결장연결술을 성공했다. 시술 후 환자들은 경구식이가 가능해져 기존 치료를 유지했다. 특히 가장 최근 시술을 받은 환자는 초음파내시경 유도하 회장결장연결술을 시행한 뒤 소장 중앙부(근위부 회장)에 또다른 소장 폐쇄가 발생했다. 이에 이전에 만들어 놓은 회장결장 연결 통로를 이용해 대장내시경을 회장 중심부까지 삽입한 뒤 소장스텐트 삽입술을 시행했다.
박세우 교수는 “초음파내시경 유도하 회장결장연결술은 수술이 어려운 소장 폐쇄 환자에게 안전하면서도 빠르게 장폐색을 치료할 수 있다”며 “암세포가 복막으로 전이된 복막 암종증 환자의 경우 악성 장폐색으로 인한 극심한 복통, 오심과 구토, 복부팽만 등의 증상을 겪는데, 이러한 환자들이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초음파내시경 유도하 회장결장연결술의 술기 발전과 도구 개발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다만 이러한 초음파내시경 유도하 회장결장연결술이 모든 소장 폐쇄 환자에서 적용가능한 것은 아니며 폐쇄의 해부학적 구조나 환자의 전신상태 등에 따라 선별적으로 가능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