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 3위 삼양식품 불닭 앞세워 판도 지각변동
영업이익률 25.3%...농심(6.3%)·오뚜기(6.2%) 4배
매출, 오뚜기·농심 25→60% 수준까지 불어나
시총 8,8조 VS 오뚜기 5.5배, 농심 3.2배
[이데일리 노희준 기자] 삼양식품 돌풍으로 국내 라면시장이 지각 변동을 맞고 있다. 수익성 면에서는 경쟁사 대비 4배 높은 영업이익률로 격차를 벌리고 있고 외형 면에서도 과거 오뚜기, 농심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던 수준에서 60% 수준까지 쫓아왔다. 미래 성장성까지 반영된 시가총액 면에서는 경쟁사 3~5배 수준인 8조 9000억원까지 불어났다.
 |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 불닭볶음면 품절 안내문이 게시돼 있다.(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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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삼양식품의 연결기준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동기대비 67% 급증한 1339억원으로 증권가 예상치(1045억원)를 28% 상회했다. ‘깜짝 실적’이다. 특히 경쟁사인 라면업계 1~2등 농심(004370)(560억원)과 오뚜기(007310)(574억원)의 영업이익과 비교하면 각각 2.4배, 2.3배 수준이다.
지난해 1분기만 해도 삼양식품 영업이익은 801억원으로 농심(613억원), 오뚜기(732억원) 영업이익보다 각각 31%, 9% 많은 수준이었다. 1년 새 영업이익 격차는 배로 커졌다. 삼양식품은 불닭볶음면 수출 호조에 힘입어 영업이익이 67% 급증한 반면 농심과 오뚜기는 내수침체와 원가 부담 등으로 오히려 9%, 22% 감소한 탓이다.
삼양식품은 국내 물량 생산을 줄이고 마진이 높은 해외 물량을 적극적으로 높인 데다 환율 효과까지 더해져 호실적을 달성했다. 여기에 매출원가율도 1년 새 3.9%포인트(p), 판관비율은 0.6%p 하락한 것도 호실적에 한몫했다.
이에 따라 국내 라면 3사의 전체 영업이익에서 삼양식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1년 19%에서 지난해 말 47%, 올해 1분기 54%까지 불어났다. 반면 오뚜기는 49%→30%→23%로, 농심은 31%→22%→23%로 비중이 축소됐다.
영업이익률도 삼양식품이 압도적이다. 1분기 삼양식품 영업이익률은 25.3%로 농심(6.3%)과 오뚜기(6.2%)의 4배에 달한다. 분기 영업이익률이 25%를 돌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21년에만 해도 삼양식품의 영업이익률은 경쟁사 대비 2.5배 수준이었는데, 지난해를 거치며 4배로 격차를 벌렸다. 라면을 포함한 식품업계 평균 영업이익률이 3~7% 수준인 것을 고려할 때 엄청난 성과다. 이는 해외 시장의 경우 가격통제가 제한적인 데다 환율 효과까지 더해진 영향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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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형면에서도 삼양식품이 농심과 오뚜기를 빠르게 따라붙고 있다. 1분기 삼양식품은 매출 5290억원으로 오뚜기(9207억원)와 농심(8930억원)의 57%, 59%까지 불어났다. 2021년말에는 매출이 6420억원이라 오뚜기(2조 7390억원), 농심(2조 6630억원)의 5분 1 수준에 그쳤다. 그러다 지난해에는 1조 7280억원을 기록해 오뚜기(3조 5391억원)와 농심(3조 4387억원)의 48%, 50%까지 커졌다. 경쟁사의 25% 수준에서 60% 수준으로 볼륨이 불어난 것이다.
이런 실적에 기초해 미래 성장성까지 반영한 삼양식품 시가총액은 16일 종가(118만원)를 기준으로 8조 8889억원에 달해 농심(2조 7615억원), 오뚜기(1조 6151억원)를 압도한다. 삼양식품 시총은 오뚜기의 5.5배, 농심의 3.2배 수준이다. 뿐만 아니라 국내 식품 1등 CJ제일제당(097950)(3조 4549억원)의 2.6배를 넘고, 코스피 시총 상위 50위권 안착도 시도 중이다. 잘 만든 라면 하나, 혁신적 마케팅 전략의 힘이다.
식품업계 한 관계자는 “삼양식품이 불닭볶음면 1개에 의존하고 있는 점이 여전히 리스크 요인이긴 하지만, 똘똘한 제품 1개가 만들 수 있는 성과를 실적과 시총이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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