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들은 “그런데도 선관위는 이 현수막이 ‘특정 후보를 연상시킨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해 현수막 게첩을 허용했다”고 비판했다.
행안위원들은 “‘커피원가 120원’은 국민의힘이 이재명 후보를 공격하기 위해 사용하고 있는 소재”라며 “심지어 발언 본래의 취지를 왜곡해 악의적으로 공격의 수단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현수막은 선거에 영향을 미치게 하기 위한 것임이 분명하다. 공직선거법 제90조1항을 명백하게 위반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런데도 이 현수막이 일반적인 투표 독려 활동이라고 판단한다는 선관위의 자의적 해석을 대체 어느 누가 상식적이라 볼 수 있다는 말인가”라고 반문했다.
행안위원들은 “‘커피원가 120원’이라는 문구는 가능하다고 했던 선관위는 지난 2024년 총선에서는 ‘875원 대파’에 대해서는 엄격하디 엄격한 잣대를 들이댔다”며 “그때는 불가능했던 일이 지금은 가능한 이유가 대체 무엇인가. 이것이 선관위가 말하는 중립적이고 공정한 선거 관리인가”라고 말했다.
앞서 윤석열 전 대통령은 지난해 4월 서울 서초구 농협 하나로마트 양재점을 찾아 “대파 한 단에 875원이면 합리적인 가격 같다”고 말한 뒤 논란이 불거졌다. 이에 윤 전 대통령의 발언을 비판하기 위한 소품으로 총선 때 대파를 활용한 선거운동이 이어졌다.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 유세 현장에도 대파를 이용한 각종 소품이 등장하기도 했다.
당시 4·10 총선 사전투표 첫날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정부에 대한 항의 표시로 대파를 들고 투표장에 가도 되느냐’는 유권자 질의에 대파를 투표소 밖에 둔 다음 투표소에 출입할 수 있도록 안내한 바 있다.
투표소에서 특정 정당이나 후보자에 항의하는 정치적 행위를 할 경우 다른 선거인에게 심적 영향을 줄 수 있고, 비밀 투표 원칙도 깨질 수 있다는 게 선관위 입장이었다.
선관위의 방침에 대해 당시 야당들은 “사과나 양배추는 들고 들어가도 되느냐. 혹시 ‘디올백’은 괜찮나”라고 반발했다.
행안위원들은 “상식에 기반한 요구조차 수용하지 않는다면 행안위 차원에서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검토할 것”이라며 ‘커피 120원’ 문구 사용에 대한 재검토를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