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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체질 바꾸는 석화업계…고부가가치로 새 활로 모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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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덕 기자I 2025.07.11 06:53:49

중국발 공급 과잉에 불황…첨단소재 부문 집중
LG화학, 초고중합도 PVC·고부가 합성수지 공략
“원가 경쟁력 확보·설비 효율화 등 동반 돼야”

[이데일리 김기덕 기자] 중국발(發) 물량 공세로 장기 불황에 시달리는 석유화학업체들이 첨단소재 사업 부문에 집중하며 새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친환경 플라스틱·신재생에너지용 제품 등 고부가가치인 스페셜티 부문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편,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차원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석유화학 업체들은 기존 범용 중심의 사업 포트폴리오에서 고부가가치 사업군을 강화하기 위한 체질 개선 작업을 진행 중이다.

과거 석화업체들의 주요 수익원이었던 기초 소재 분야는 이제 생산을 거듭할수록 손해를 보는 계륵(鷄肋)과 같은 사업 부문이 됐다. 중국의 생산을 대폭 늘리면서 불황이 장기화된 탓이다. 실제로 산업통상자원부 원자재가격정보에 따르면 석유화학 업체들의 채산성을 가늠하는 수익 지표인 에틸렌 스프레드는 6월 평균 톤 당 174.15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월(187.65달러)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에틸렌 스프레드의 손익분기점이 250~300달러라는 점을 감안하면 수익성은 반토막 난 셈이다.

LG화학 전남 여수 나프타분해시설(NCC) 전경.(사진=LG화학)
이에 석화업체들은 불황 타개를 위해 스페셜티 중심으로 제품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이 분야는 반도체·전기차·드론·인공지능(AI) 등 새로운 산업 트렌드에 필요한 소재로, 아직까지 중국과의 경쟁에서 격차를 보일 수 있는 분야로 손꼽힌다

LG화학은 전기차 충전 케이블용 초고중합도 PVC(폴리염화비닐), 자동차용 고부가합성수지(ABS) 등을 신규 먹거리로 설정하고, 프리미엄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초고중합도 PVC는 기존 제품의 한계였던 낮은 내열성을 극복한 소재이며, ABS는 뛰어난 내열성과 충격 저항성으로 가공하기 좋은 고기능성 플라스틱이다. 이를 위해 전남 여수공장에 있는 6개의 기존 PVC 생산라인 중 두 개의 라인을 중단하고, 초고중합도 PVC 생산라인으로 전환을 위한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올 1월에는 전기차 충전기 및 케이블 전문기업 이엘일렉트릭과 친환경 난영케이블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MOU)를 체결한 바 있다. LG화학 관계자는 “아직 스페셜티 부문이 전체 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지만 재활용·신재생에너지 제품, 바이오 소재 육성 등을 통해 고부가가치 사업 비중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롯데케미칼 대산 공장 (사진=롯데케미칼)
롯데케미칼은 모빌리티용 친환경 플라스틱 소재인 친환경 폴리메타크릴산 메틸(PMMA) 개발을 확대하고 있다. 친환경 PMMA는 플라스틱을 화학적으로 분해한 후 재융합하는 ‘해중합’ 방식이 적용돼 기존 플라스틱과 동등한 품질 구현이 가능한 제품이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앞으로 기존 화학제품 생산은 줄이고, 다품종 소량 생산되는 강화 플라스틱을 중심으로 사업을 재편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금호석유화학과 SK케미칼은 고부가가치 제품 매출 비중이 6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스페셜티 사업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실제 금유석화는 합성고무·합성수지 분야에서 유럽, 중동,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신규 공급처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SK케미칼은 원재료인 DMT(필름 중간원료)·CHDM(코폴리에스터 원재료) 통합으로 코폴리에스터 사업의 수직계열화 효과가 나타난 상황에서 세계 시장에서 미국 이스트만과 과점 구조를 형성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과잉생산과 수요 둔화 원인으로 스페셜티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하고 있지만 원가 경쟁력 확보나 설비 효율화가 동반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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