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업계에 따르면 석유화학 업체들은 기존 범용 중심의 사업 포트폴리오에서 고부가가치 사업군을 강화하기 위한 체질 개선 작업을 진행 중이다.
과거 석화업체들의 주요 수익원이었던 기초 소재 분야는 이제 생산을 거듭할수록 손해를 보는 계륵(鷄肋)과 같은 사업 부문이 됐다. 중국의 생산을 대폭 늘리면서 불황이 장기화된 탓이다. 실제로 산업통상자원부 원자재가격정보에 따르면 석유화학 업체들의 채산성을 가늠하는 수익 지표인 에틸렌 스프레드는 6월 평균 톤 당 174.15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월(187.65달러)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에틸렌 스프레드의 손익분기점이 250~300달러라는 점을 감안하면 수익성은 반토막 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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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은 전기차 충전 케이블용 초고중합도 PVC(폴리염화비닐), 자동차용 고부가합성수지(ABS) 등을 신규 먹거리로 설정하고, 프리미엄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초고중합도 PVC는 기존 제품의 한계였던 낮은 내열성을 극복한 소재이며, ABS는 뛰어난 내열성과 충격 저항성으로 가공하기 좋은 고기능성 플라스틱이다. 이를 위해 전남 여수공장에 있는 6개의 기존 PVC 생산라인 중 두 개의 라인을 중단하고, 초고중합도 PVC 생산라인으로 전환을 위한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올 1월에는 전기차 충전기 및 케이블 전문기업 이엘일렉트릭과 친환경 난영케이블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MOU)를 체결한 바 있다. LG화학 관계자는 “아직 스페셜티 부문이 전체 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지만 재활용·신재생에너지 제품, 바이오 소재 육성 등을 통해 고부가가치 사업 비중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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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석유화학과 SK케미칼은 고부가가치 제품 매출 비중이 6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스페셜티 사업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실제 금유석화는 합성고무·합성수지 분야에서 유럽, 중동,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신규 공급처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SK케미칼은 원재료인 DMT(필름 중간원료)·CHDM(코폴리에스터 원재료) 통합으로 코폴리에스터 사업의 수직계열화 효과가 나타난 상황에서 세계 시장에서 미국 이스트만과 과점 구조를 형성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과잉생산과 수요 둔화 원인으로 스페셜티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하고 있지만 원가 경쟁력 확보나 설비 효율화가 동반돼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