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식 대형 SUV…존재감 묵직
널찍한 실내…탄탄한 주행감 ''감탄''
균형 갖춘 주행으로 안정성 더해
패밀리 SUV다운 첨단·실용 조화
[이데일리 이다원 기자] ‘가족용 차’로 인기 많은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시장에 새로운 선택지가 등장했다. 큰 차체와 넓은 공간으로 미국식 대형 SUV의 느낌을 확보하면서도 담백하면서도 힘 있는 독일식 주행 감각을 절묘하게 조화한 폭스바겐 신형 아틀라스가 그 주인공이다.
 | 폭스바겐 대형 SUV ‘아틀라스’. (사진=이데일리 이다원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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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열린 폭스바겐 아틀라스 미디어 시승회에서 신형 아틀라스를 타고 서울~인천 일대 약 140㎞를 주행 및 동승했다. 차량 통행이 잦은 올림픽대로를 거쳐 고속도로를 지나 돌아오는 코스였다.
폭스바겐 아틀라스는 압도적인 몸집을 자랑하는 차다. 동급 최대 수준으로 전장 5095㎜, 전폭 1990㎜, 전고 1780㎜로 2세대 팰리세이드보다 약간 길다. 미국 시장을 겨냥해 개발한 차다운 덩치에 가로선 등 직선 위주 디자인과 21인치 알로이 휠까지 적용해 대형 SUV만의 존재감이 뚜렷하다.
 | 폭스바겐 대형 SUV 아틀라스. (사진=이데일리 이다원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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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폭스바겐 대형 SUV 아틀라스. (사진=이데일리 이다원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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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후면에는 일루미네이티드 폭스바겐 로고가 적용돼 ‘독일 차’라는 정체성을 한껏 드러낸다. 모터스포츠에서 영감을 받은 R-라인 디자인 패키지를 기본 적용했는데, 곳곳에 적용된 크롬 장식과 라디에이터 그릴을 감싸는 주간주행등(DRL)이 그래서인지 더욱 스포티하게 느껴진다. 후면부 LED 컴비네이션 램프는 일자로 이어져 존재감을 배가했다.
운전석에 앉으니 널찍한 공간감이 느껴졌다. 10.25인치 디지털 콕핏을 비롯해 수평 레이아웃을 적용한 덕에 안정감과 개방감을 동시에 느낄 수 있었다. 인포테인먼트는 12인치 디스플레이를 중심으로 간결하게 구성됐다. 디스플레이 아래에 주행 모드,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 등 기능을 켜고 끌 수 있는 버튼이 배치돼 있다. 다만 정전식 시스템인지 가운데 위치한 비상등을 켤 때 손이 스치며 중앙 디스플레이에 주행 모드 설정 화면이 뜨는 일이 잦아 불편했다. 또 기본 인포테인먼트 자체가 완벽히 현지화되지 않았다는 인상도 받았다. 대신 스마트폰을 연동해 안드로이드 오토 또는 애플 카플레이를 활용하면 된다.
시승차는 7인승 모델로 2열 벤치 시트와 3열 폴딩 구조를 적용했다. 긴 전장만큼이나 2열과 3열 모두 넓다. 키 160㎝ 기준 3열은 시트 조정 없이도 무릎 공간이 남는 정도였다. 2열과 3열은 모두 접을 수 있는데, 실내 전체가 평평하게 접히는 ‘플랫 폴딩’ 구조로 모두 접으면 최대 2735리터(ℓ)의 적재 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
 | 폭스바겐 대형 SUV 아틀라스 실내. (사진=이데일리 이다원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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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폭스바겐 대형 SUV 아틀라스. (사진=이데일리 이다원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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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행을 시작하자 탄탄한 기본기를 바탕으로 부드럽게 흐르는 가속감이 느껴졌다. 가속 페달을 밟자 약한 엔진 소음이 들리다 금세 사라졌다. 차분하게 속도를 올리며 직선 구간을 달려나가는 느낌이 들었다. 풍절음이나 노면 소음, 엔진 소음이 시속 110㎞ 이상에서도 크지 않아 속도감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다.
폭스바겐은 아틀라스를 MQB 플랫폼을 바탕으로 설계했다. 2.0ℓ 직렬 4기통 가솔린 터보 TSI 엔진을 적용해 최고 출력 273마력, 최대 토크는 37.7㎏·m이다. 특히 1600~4750RPM에서 최대 토크를 발휘한 덕에 여유로운 주행이 가능하다. 부드러우면서도 즉각적인 브레이크는 시내에서 한층 빛을 발한다. 다만 대형 SUV인 만큼 정차했다 출발할 때 다소 느리게 쫓아가는 느낌이 들기도 했다.
고속도로 나들목 등 긴 회전구간에서는 차량의 탄탄함이 느껴졌다. 긴 전장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차량 앞뒤의 일체감이 느껴지는 단단한 하체 세팅이 극대화하는 듯했다. 그러면서도 조향감은 정확하고 산뜻하다. 길고 큰 차를 움직인다는 느낌이 들지 않을 정도로 가볍지만, 대형 SUV만큼의 묵직함이 따라오는 느낌이다. 전자식 4모션 AWD 시스템을 통해 안정적인 구동력을 확보한 듯했다.
 | 폭스바겐 더 뉴 아틀라스. (사진=폭스바겐코리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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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 주행 보조 기능인 IQ.드라이브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차선 유지, 사각지대 경고, 이머전시 어시스트 등을 통합 제공한다. IIHS가 인정한 충돌 안전성 등급을 갖춘 데다, 원격 시동, 무선 앱커넥트, 30가지 앰비언트 라이트 등 편의 기능도 담았다.
고속도로에서는 속도감을, 시내에서는 안정감을 즐기다 보면 연비가 걱정된다. 완전 휘발유 차량인데다 대형 SUV인지라 실주행 연료 효율이 어느 정도일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실제 주행 결과 출발 구간에서는 9㎞/ℓ, 복귀 구간에서는 9.7㎞/ℓ의 연료 효율을 달성했다. 평균 연비는 약 9.3㎞/ℓ인 셈으로 공인 복합 연비(8.5㎞/ℓ) 대비 준수했다.
미국식 ‘패밀리카’인 동시에 독일식 SUV의 주행 성능을 동시에 갖춰 한국 소비자를 즐겁게 할 차라는 생각이 든다. 큰 차이지만 운전 중에는 결코 크게 느껴지지 않아 어떤 운전자도 편하게 몰 수 있을 듯하다.
수입 대형 SUV의 새로운 선택지로 등장한 폭스바겐 아틀라스는 R-라인 7인승 6770만 1000원, 6인승 6848만 6000원이다. 개별소비세 3.5%를 적용한 가격이며 부가세가 포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