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K장수템]'추억의 간식'…50살 빙그레 바나나맛 우유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애니메이션 이미지
오희나 기자I 2025.06.14 09:00:27

1974년 출시 이후 국내 1위 가공우유
한국적 정서 담은 용기모양 브랜드 상징
뉴트로 감성 옐로우카페, 단지가 궁금해 시리즈 마케팅 성공

과자, 초콜릿, 아이스크림, 맥주 등 매년 소비자들의 눈길을 사로잡기 위해 수많은 제품들이 탄생한다. 하지만 짧게 빛나고 사라지는 제품들이 대다수다. 장수 브랜드는 짧게는 수십 년, 길게는 100년 넘게 한국인들의 일상에 녹아든 제품들이다. 국민과 함께 울고 웃으며 희로애락(喜怒哀樂)을 함께 한 장수 브랜드들을 소개한다.

[이데일리 오희나 기자] 강산이 다섯 번 변했을 법한 세월 동안 꾸준한 사랑을 받으며, 업계 선두를 달리는 장수 제품이 있다. 출시 50년이 넘은 빙그레 바나나맛우유다.

1970년대 초반 당시 정부가 우유 소비를 적극 장려했지만 큰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었다. 낙농 산업 자체의 기반도 취약했다. 한국화약그룹(현 한화) 창업주 김종희 회장은 평소 신념인 ‘기업을 통한 사업보국’과 ‘국민생활건강’의 실천을 강조했고, 당시 연구팀은 어떻게 하면 보다 많은 국민들이 우유를 자연스럽게 마실 수 있을까 고민했다. 결국 연구팀은 고급 과일이면서 수입에 의존하던 바나나를 우유에 넣기로 하고 개발에 성공한다. 바나나맛우유는 당시 고급 과일이었던 바나나를 이용해 맛과 영양을 함께 갖춰 우리나라 가공우유시장을 대표하는 브랜드로 성장했다. 현재 빙그레 바나나맛우유는 바나나우유시장에서 80%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으며 하루 평균 약 80만개 이상 팔리고 있다.

바나나맛우유가 50년 넘게 장수브랜드로 꾸준한 사랑을 받는 비결은 변함없는 맛과 영양을 유지해 온 것도 있지만, 바나나맛우유 하면 떠오르는 독특한 용기 이미지를 빼놓을 수 없다. 달항아리를 닮은 용기 모양이 만들어지기까지는 철저한 기획과 전략이 바탕이 됐다.

고급 제품인 만큼 기존에 흔히 사용되던 비닐 팩이나 유리병과는 차별화된 특별한 용기가 필요했다. 빙그레 관계자에 따르면 당시 우유 용기의 주류를 이루고 있던 기존 유리병과 비닐 팩과 차별화하기 위해 고안한 것이 폴리스티렌을 이용해 만든 지금의 용기다. 용기 재질이 결정됐지만 전체적인 형태를 어떻게 만들 것인지에 대한 문제가 뒤따랐다. 개발팀은 한국인에게 가장 친숙한 용기의 외형을 고집했다. 그러던 중 우연히 도자기 박람회를 찾았다가 우리나라 고유의 전통 ‘달 항아리’를 보고 영감을 얻게 된다. 달 항아리를 우유 용기로 해보자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이다. 결국 여러 번의 시행착오 끝에 지금의 배불뚝이 모양의 용기가 탄생했다. 사실 바나나맛우유 용기는 다른 용기들에 비해 제작 과정이 복잡하고 비용이 더 든다. 흔히 사용하는 사출이나 압착 방식이 아닌 분리된 상, 하컵을 고속 회전시켜 마찰열로 접합하는 방식을 사용한다. 현재는 해당 설비 제조사가 없어졌기 때문에 전 세계에서 이런 방식으로 용기를 만들 수 있는 회사는 빙그레 뿐이라고. 빙그레는 2016년에 바나나맛우유 용기 모양 자체를 상표권으로 등록하기도 했다.

바나나맛우유는 빙그레의 재도약을 이끌고 있다. 회사 전체 매출의 약 20%를 차지하며 실적 개선의 효자 노릇을 하고 있다. 혁신적인 마케팅이 성과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

바나나맛우유를 테마로 한 빙그레 최초의 테마형 카페 옐로우카페는 빙그레 마케팅의 출발점이다. 바나나맛우유는 누구나 알만한 브랜드였지만 10~20대 새로운 충성 고객을 확보하는 것이 앞으로의 브랜드의 미래를 좌우하는 만큼 매우 중요했다. 이에 이들 세대가 직접 제품을 체험하고 친숙하게 할 방법을 고민했고 결국 체험형 카페, 옐로우카페를 탄생시켰다. 2016년 플래그십 스토어로 개점한 옐로우카페는 속칭 대박을 쳤다. 모든 카페 메뉴에 바나나맛우유를 사용하는 것도 화제였지만 예상치 못하게 MD상품으로 준비했던 열쇠고리가 큰 인기를 얻었다. 아침 오픈 시간이면 열쇠고리를 사기 위해 긴 줄이 늘어설 정도로 화제가 됐다. 당초 1년간 한시 운영하기로 했던 옐로우카페는 약 4년간 연장 운영됐고 동대문점 성공에 힘입어 이듬해 제주도에 약 열 배 큰 규모로 옐로우카페 제주점을 개점하기도 했다.

빙그레 바나나맛우유는 ‘단지가궁금해’ 시리즈도 화제를 모은바 있다. 빙그레의 ‘단지가궁금해’ 시리즈는 바나나맛우유의 새로운 경험을 전달하기 위해 국내에서 판매하고 있지 않은 색다른 우유를 출시하는 제품이다. 약 1년여간의 출시 준비 과정에서 약 백 여가지 과일과 우유를 조합해 테스트했다. 2018년 첫 번째 제품 오디맛우유 출시에 이어 겨울 한정판으로 귤맛우유를 출시했다. 두 제품 모두 온라인 SNS 상에서 구매 인증 게시물을 통해 많은 소비자 반응을 불러 일으켰다. 오디맛우유는 출시 8개월만에 누적판매 900만개, 약 50억원의 매출을 올려 신제품으로서 긍정적인 성과를 냈다. 이어 연이어 출시한 귤맛우유, 바닐라맛우유, 호박고구마맛우유, 캔디바맛우유, 밀크티맛단지, 꿀맛우유 등도 역시 소비자들의 좋은 호응을 얻었다.

2023년에는 신제품 ‘메로나맛우유’를, 그해 11월에는 겨울에만 만나볼 수 있는 한정판 신제품 ‘고구마맛우유’를 출시했다. ‘고구마맛우유’는 겨울철 대표 간식인 구수하고 달콤한 군고구맛을 재현한 제품이다. 지난해에는 바나나맛우유와 투게더 탄생 50주년을 기념해 ‘투게더맛우유’를 출시했다. 투게더맛우유는 체계적인 제품 설계를 통해 투게더의 고소하고 은은한 맛을 단지 용기에 담았다.

지난 2월에는 바나나맛우유 풍미는 그대로 살리되 설탕을 첨가하지 않은 ‘바나나맛우유 무가당’을 새롭게 출시했다. 이번 신제품은 설탕 첨가없이 대체 감미료를 활용, 바나나맛우유 고유의 풍미는 유지하면서도 자연스러운 맛을 구현했다. 빙그레는 바나나맛우유 무가당 제품이 헬시 플레저 열풍 속 소비자들의 니즈를 충족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빙그레 관계자는 “1974년 출시한 바나나맛우유는 50년이 넘는 시간 동안 국내 대표 스테디셀러 제품으로 고객들의 큰 사랑을 받아 국내 시장 1위 자리를 고수하고 있다”며 “항상 소비자분들께 친숙하면서도 ‘새로운 브랜드’로 다가가기 위해 앞으로도 끊임없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애니메이션 이미지지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Not Authorized